[단독] 포스코, 지주사 전환 따른 직원보상 '우리사주'로...대규모 자사주 매입 예정
2022-01-12 10:39
포스코가 지주사 전환에 따른 직원 보상을 ‘우리사주’로 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가 직원에게 주식를 증여한 것은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노동조합과 지주사 전환에 따른 직원 보상을 우리사주 1대1 출자로 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400만원 한도에서 직원이 포스코 주식을 매입하면 같은 비율의 주식을 포스코가 매입해 증여하는 방식이다. 각 직원은 최대 800만원까지 포스코 주식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4년간 의무보유가 조건이며, 대상은 포스코 직원 1만8000여 명이다.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직원들이 청약 의사를 표시하고, 15일 대금 납부가 이뤄진다. 이후 다음 달 17일부터 24일까지 포스코가 자사주를 매입해 최종 예탁을 하게 된다.
이 같은 합의안은 오는 28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분할 계획 안건이 승인되고, 주식 무상배정에 대해 이사회 의결이 되는 즉시 시행된다.
포스코 역사상 회사가 1대1 우리사주 출자 증여를 한 것은 2000년 민영화 이후와 2008년 정도다.
회사는 지주사 전환 발표 이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등을 통해 직원 설득에 돌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보상안에 대한 협의가 진행됐다. 소정의 현금 지급, 주식 증여 등 내용이 논의됐으나 최종적으로는 1대1 출자 방식의 우리사주 증여로 결정됐다.
노조에 따르면 당초 직원들이 요구한 보상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사측이 전향적인 태도로 협의를 진행한 만큼 보상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의 이 같은 결정은 직원 보상을 하면서도 물적분할에 따른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 부문 분리에 따른 포스코 기업가치 하락이 예고된 상황에서 직원 보상을 위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앞선 5일에는 주가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소각 및 배당정책을 밝힌 바 있다. 배당정책과 관련해서는 올해 중 지배지분연결순이익의 30% 수준을 배당으로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또 주총 전까지는 자사주 소각 규모와 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다.
국민연금공단(지분 9.75%)을 포함한 포스코 주요 주주들에게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국민연금은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 안건에 모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분할계획의 취지 및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핵심 사업 부문 비상장화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포스코 역시 주력 사업인 철강 부문을 분리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들은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주요 주주들의 찬성표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