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4대강 보 해체 결정 타당성 들여다본다

2021-12-09 23:33
법적 근거 감사…대선 전 결과는 어려울 듯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의 금강·영산강 보 해체·상시개방을 결정한 과정에 대해 감사한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이자 여야 간 갈등이 컸던 사안인 만큼 지난해 월성원전 감사 논란과 비슷한 양상을 띨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감사 소요시간 등을 고려할 때 내년 3월 대통령 선거 전에는 결과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9일 감사원 등에 따르면, 최근 감사원은 '금강·영산강 보 해체와 상시개방'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를 수용해 감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청구인인 4대강국민연합에도 해당 결정을 회신했다. 4대강국민연합은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대표로 있다.

감사원은 4대강국민연합이 감사를 청구한 17개 항목 중 5개에 대해서만 감사할 예정이다. 금강·영산강 5개 보의 해체.상시개방을 제시한 환경부 산하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 법적 근거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지난 1월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제안에 따라 보 처리 방침을 결정했다. 따라서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고 판단되면, 보 해체·상시개방 결정 타당성도 훼손될 수 있다.

감사원은 당시 환경부가 수질 개선 여부와 편익을 산정할 때 환경가치 추정 방법이 적절했는지도 살피기로 했다. 하지만 기획위원회 민간위원이 4대강 사업 반대론자로만 구성됐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수용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감사는 청구 이후 결정까지 9개월 이상 소요됐다. 통상 1개월 안에 감사 착수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정권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감사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