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빚 위에 선 미국 주택시장…주담대 10조 달러 ↑

2021-08-04 12:30
최근 1년 모기지가 전체 44%

미국 주택시장의 빚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 주택담보대출은 1조 2000억 달러(약 1370조원)를 기록했다. 전분기에 비해서 2820억 달러나 늘어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4분기의 7520억 달러에 비해서는 60%나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에 이르는 1년 동안 모기지 대출은 4조 6000억 달러 규모다. 이는 전체 모기지대출잔액인 10조 4000억 달러의 약 44%에 달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이하 현지시간) "이같은 대출 증가는 안그래도 뜨거운 주택 시장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기지 대출이 급증과 더불어 미국 주택 가격도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 가격은 지난 5월 기준으로 1년 전에 비해 16.1%가 올랐다. 이는 1988년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뛴 것이다. 지난 4월에는 전년대비 상승률이 14.8%를 기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정책결정자들은 주택가격 상승을 유심히 보고 있다. 현재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매월 1200억 달러의 채권 매입 중 400억 달러는 주택담보대출증권(MBS)이 차지하고 있다.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일각에서는 연준이 MBS 매입 규모만이라도 먼저 줄여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고 있다. 

지난 6월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2%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경제를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부동산에서 흔히 발생했던 거품-붕괴 주기가 만들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미국은 주택시장의 거품-붕괴 주기를 견딜 수가 없다면서, 만약 다시 이런 시기가 도래하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 붕괴가 반드시 온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택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는 있다"면서 "미국과 세계 주택시장에서 거품-붕괴 주기는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금융 안정을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최근 급등하고 있는 주택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서는 코로나 19 위기 대응을 위해 연준이 지난해부터 사들이고 있는 MBS의 규모 축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존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당분간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직 명확한 회복의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의회 청문회에서 파월 의장은 "자산매입은 주택산업을 포함해 특정 산업을 직접 지원하기 위한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니다"라면서 "다만 저금리와 자산매입으로 장기 금리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주택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경제지표, 특히 고용에서 경기회복의 신호가 명확하게 잡히면 자산매입규모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미국 가계 대출은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모지기 대출은 2.8%가 늘어났으며, 신용카드 사용액도 2.2% 증가했다. 자동차 관련 대출도 2.4% 늘었다. 이에 마귝 가계 대출은 3000억 달러 늘어난 15조 달러를 기록하게 됐다. 분기당 가계 대출 증가율은 2.1%로 이는 지난 2013년 4분기 이래로 가장 놓은 것이고, 증가 규모는 2007년 이후 가장 컸다. 
 
뉴욕연은 거시데이터센터의 조엘 스컬리는 “지난 1년 동안 모기지를 비롯해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소비 등이 크게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기지 대출자 중 200만명은 대출상환 유예기간이 끝나면 어려움에 처하기 쉬운 이들이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