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 여지 남긴 김부겸...갈 길은 '첩첩산중'

2021-07-15 18:08
민주당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 옳아"
김 총리 "소득 5분위, 오히려 재산 늘어"
"여야, '전 국민 지급' 합의하면 재검토"

김부겸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5차 긴급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정부와 재정당국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확대 등에는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김 총리는 1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여당의 전 국민 지급 주장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결정해 오면 정부로서는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김 총리는 "(재검토) 과정에서 왜 재정 당국이 이렇게 고민했는지, 또 국민이 원하는 것은 모두 똑같이 나눠달라는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두텁게 지원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있을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에 앞서 김 총리는 '소득 하위 80%까지만 재난지원금을 주는 게 과연 옳은 일이냐'는 어기구 민주당 의원 질의에 "(소득) 분위별로 보니 1~4분위 소득은 확실히 줄었고 고통스럽다는 게 나왔다. 5분위는 오히려 소득이 늘었고 부채도 줄었다"며 "이를 고려해서 1~4분위까지는 지원하고 5분위는 사회적으로 양보하는 게 어떠냐고 판단해서 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기에 소득이 줄지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것을 보통의 국민이 어떻게 보겠느냐 하는 관점에서 (지원 범위) 기준을 정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급 대상 선별에 500억원이 넘는 행정비용이 들어간다'는 어 의원 지적에는 "(그 행정비용을) 이번 예산안에 넣었다"면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더라도 행정비용은 들어간다"고 답변했다.

김 총리는 또 "한 푼도 들지 않는 것은 없다"며 "(행정비용은) 선별지급을 하든 국민 전체에 지급하든 관계없이 들어가는 비용"이라고 거듭 피력했다.

아울러 '지원을 받지 못하는 20% 국민이 세금을 많이 냈다'는 어 의원 질타에는 "이 논쟁을 오래 할 수는 없다"며 "보편지급이 옳으냐, 선별지급이 옳으냐 하는 논쟁은 조금 아닌 것 같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번 재난지원금 지급이 대선용 선심성 현금살포냐'는 어 의원 질문에 "우리 국민이 이런 재난지원금 가지고 표심을 움직이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잘라 말했다.

김 총리는 전날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해서도 전 국민 지원금 지급 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추경 규모 증액에 대해서도 "더이상 빚을 내기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전날 전 국민 지급이 아닌 소득 하위 80% 지급 필요성을 피력하는 과정에서 "(고소득자들에게) 사회적 기여를 한다는 자부심을 돌려 드릴 수 있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이날 "표현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김 총리는 '해당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할 의사가 있느냐'는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사회적인 연대를 위해 양보해 주십사 하는 취지로 말씀드렸는데 저도 표현하고 보니 제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또 재난지원금을 둘러싸고 여당 내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용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근 T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당내에서는 (홍 부총리에 대한) 해임 건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김 총리는 이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재직 기간 월성원전 감사에서 정치적 결정을 한 것 아니냐'는 이성만 민주당 의원 지적에 "감사원장이라는 직위의 중요성을 봤을 때 그런 판단을 했으리라 믿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야권 대선후보로 떠오른 최 전 원장은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에서 퇴임한 지 17일 만인 이날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앞서 김 총리는 최 전 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의 대권 출마에 대해 "정상적이지 않다"고 쓴소리를 낸 바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