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4차 유행 소비에 또 찬물… 4.2% 성장 '빨간불'

2021-07-11 15:41
거리두기 기간 관건… 대면 서비스업 등 취약 부문 추가 타격 불가피
다음주부터 2차 추경 국회 논의 예정… 소상공인 추가 지원 필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11일 오후 명동거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4단계로 격상하면서 4%대 성장률 달성 목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면서 지금도 회복이 제약된 것으로 평가받는 대면 서비스업종에 또 한번의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국회 논의를 앞둔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의 사업을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1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4.2%로 1.0%포인트 높였다.

기재부는 성장률 전망치에서 상반기에 예상보다 빠르게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었고 수출이 빠르게 증가한 점을 반영했다. 여기에 초과 세수를 바탕으로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내수회복을 뒷받침해 4%대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그러나 정부의 구상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12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단계인 4단계로 격상되면 오후 6시 이후에는 2인을 초과하는 모임이 불가능하다. 각종 다중이용시설도 영업 시간이 제한된다. 소비 위축, 고용 감소 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정부가 내세운 4.2%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추경 발표를 하루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서 당황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정부의 4단게 상향 조치는 다른 전망기관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강수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되면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5월)경제전망을 할 때 간헐적인 확산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구체적인 락다운은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KDI는 지난 5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예상한 바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거리두기 강화가 얼마나 갈지가 관건"이라며 "현재 발표한 2주 정도면 큰 문제가 아니지만 더 길어지면 가시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대면서비스업 등 안그래도 안좋은 섹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주부터는 2차 추경안을 두고 국회에서 본격적인 심의가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추경의 사업별 비중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추경안의 절반은 소비진작책으로 구성됐다. 백신 접종률에 따라 6대 소비쿠폰 및 바우처를 지급하고 2분기 월평균 카드 사용액을 산출해 8월부터 초과 사용분에 대해 1인당 최대 30만원의 신용카드 캐시백을 해주는 방안 등이 중심이다.

그러나 영업제한 조치로 소상공인의 손해가 커지고 있는 만큼 추가 보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현재 6000억원 가량으로 책정된 3분기 손실보상액 증가액이 더 커질 수 있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조치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은 손실보상법의 범위에 들어간다.

김 교수는 "3차 추경 얘기도 언뜻 나오는 것 같은데 3차 추경을 하면 정부부채가 급속도로 올라가는 문제가 있으니 2차 추경에서 꼭 필요하지 않은 사업을 지금이라도 빨리 변경해 어려운 부문에 집중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도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며 "소상공인의 경우 (추경 편성 때) 생각했던 것보다 피해가 더 크고 지원을 해줘야 방역 체계가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