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족쇄 풀린 은행권] 고배당 매력에 은행주 상승하나

2021-07-02 08:00

[사진=아주경제 DB]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실시한 배당제한 조치가 이달 종료되면서 은행주 상승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5일 은행과 금융지주사에 대한 ‘자본관리 권고’를 종료하겠다고 밝힌 이후 금융지주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달 24일 5만6100원으로 마감했던 주가가 다음날인 25일 5만7300원에 마감해 2.13% 올랐으며 신한금융지주도 같은 기간 2.20% 오른 4만1650원에 장을 마쳤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24일 4만5803원에서 다음날 4만7350원까지 뛰어올라 금융지주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금융지주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인 건 금융당국이 은행 및 은행지주사에 내린 배당제한 조치가 종료되면서 중간배당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배당 제한이 풀린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중간배당 실시를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최종 확정될 경우 4대 지주가 모두 중간배당을 하게 되는 첫 사례가 된다.

김지영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은행의 배당정책변화(금융위의 자본관리 관고 종료)에 따라 향후 배당성향 상향 조정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양호한 올해 실적 전망으로 안정적인 배당수익이 기대되며 은행의 배당수익률은 국고채(3년물) 금리 및 정기예금 대비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지주 수장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 하반기 중간배당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최고 수준의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분기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다양한 주주 환원책을 지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으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올해는 실적개선과 더불어 다양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배당성향이 30%는 돼야 한다는 게 일관된 생각”이라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하며 연내 중간배당을 예고했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하면서, 본격적인 금리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은행주에 또 다른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주는 금리상승기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금리가 올라가면 은행들의 주 수입원인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나머지 부분)이 커지고 순이자마진(NIM)이 늘어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중간배당과 관련해 일부 조건을 제시한 만큼 은행주 및 금융지주 주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금융위는 하반기 중간 및 분기배당 시 코로나19 확산 이전 평년 수준의 배당성향을 참고하라는 의견을 내놨다.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배당성향을 급격히 늘리지 말라는 취지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까지 은행권 평균 배당성향이 22.7~26.2%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 및 은행지주들은 중간배당을 포함해 올해 배당성향을 최대 6%포인트까지만 더 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