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내 갈등] ①‘조국의 시간’ 회고록 놓고 與 내부서 설왕설래

2021-06-02 08:00
"벗어나자" vs "잊지 말자"

[사진=조국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을 두고 당 내부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이제 그만 ‘조국의 그늘’을 벗어나자는 의원들과 ‘잊지 말자’는 의견이 부딪히면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에서 조국 전 장관이 출간한 ‘조국의 시간’을 두고 의원들 간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친문(친 문재인) 의원인 김남국 의원은 일각에서 조 전 장관의 회고록을 놓고 민주당의 입장을 표명하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당이 대신 나서서 사과하는 것이 사과 주체로서 적절하냐는 고민이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시) 민주당 사람이라고 보기도 어려운데 이걸로 민주당에서 사과하는 게 맞느냐”며 “당사자가 사과하는 것이 맞고, 조 전 장관은 이미 여러 차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점에 대해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이 담담하게 성찰의 시간을 보내면서 여러 가지 보도되지 않았던 이면의 사실들을 책을 통해서 이야기하고자 하지 않았나 싶다”며 “민주당이 바뀌어야 하는 쇄신의 지점을 조국 사건에 놓는 것은 맞지 않다. 민주당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장경태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을 통해 “회고록이 보다 진실에 가까워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검찰의 행태를 직접 겪었던 당사자로서 개인이 회고록을 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출간 시기를 가지고 옳다, 그르다, 빠르다는 식의 대응은 존중과 경청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출연해 “지금 당내에서 두 가지를 놓고 지적이 일고 있다. 첫 번째는 '꼭 책을 내야만 했느냐'이고, 두 번째 질문은 '왜 지금이냐'는 것”이라며 “조 전 장관 입장에서는 물론 억울한 대목도 있고 윤 전 총장에게 매우 유감스러운 일들이 많을 테니 이야기를 하고 싶겠지만, 이렇게 되면 또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신 전 의원은 “지금 재판이 계류 중이고, 부인 것까지 하면 1~2건이 아니라 굉장히 복잡하게 법률적으로 얽혀 있다.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며 “재판 중에 법정에서 변호인을 통해서 해야 할 얘기를 본인이 굉장히 제한적으로 얘기하면서 책으로 써야할 만큼 무슨 긴박한 일이 있었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설전은 앞서서도 계속 진행됐다.

박찬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에 대한 언론의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다. 조국의 이야기도 한 번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라며 “이제는 '조국의 시간'”이라고 두둔했다.

대표적 친문 의원인 정청래 의원도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이 흘린 피를 잊어서는 안된다”며 “먼훗날 그가 뿌린 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나무가 크게 자라있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이어 “다섯 권을 주문했다. 책을 받는 대로 읽고 독후감을 올리겠다”며 “일독을 권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 소신파 조응천 의원은 페이스북에 “4·7 재보궐선거의 패배 원인을 돌아보며 민심을 경청하는 프로젝트를 한창 진행하는 중에 하필 선거패배의 주요한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분이 저서를 발간하는 것은 우리 당으로서는 참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특히 우리당의 주요 대권 주자들이 강성 당원들을 의식해 조 전 장관에 대해 경쟁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내 당혹감을 넘어 난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7년 이명박-박근혜 대선경선 이후 14년 만에 국민의힘은 ‘이준석 돌풍’으로 당내 경선에서 국민적인 관심을 받아 활력이 만발하다. 우리 당은 다시 조국의 시간이라는 수렁에 빠져들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