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플라스틱 금지령에 급등하는 종이값
2021-01-07 10:57
펄프 선물가격 연일 최고치···한달새 t당 10만원 오른 종이값
플라스틱 금지령에···대체제 '종이' 수요 급등
휴지값은 아직 안정세···일각선 '사재기' 우려도
플라스틱 금지령에···대체제 '종이' 수요 급등
휴지값은 아직 안정세···일각선 '사재기' 우려도
"전국 각지 휴지값 급등" 최근 중국 온라인에 올라온 실시간 검색어다. 최근 중국에 종이값이 급등하고 있다. 그야말로 '낙양지가귀(洛陽紙價貴)'다. 새해부터 시행되는 강도 높은 플라스틱 금지령 속 당분간 중국내 종이값 급등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펄프 선물가격 연일 최고치···한달새 t당 10만원 오른 종이값
중국제지망에 따르면 지난 6일 산시(陝西)·허베이·산시(山西)·장시·저장 등의 전국 각지 생활용지 제조업체들이 가격 인상안을 발표했다. 인상 폭은 톤(t)당 200위안 정도다. 지난 달 10일, 17일에 이은 세 차례 가격 인상이다. 한달새 종이값을 t당 600위안(약 10만1000원) 올린 셈이다.
생활용지 뿐만 아니라, 포장지 등에 사용되는 보드지 가격도 최근 오름세다. 줘창에 따르면 지난달 보드지 평균가는 t당 6978위안으로, 전달 대비 4.11% 늘었다. 2020년 4월 5176.79위안 저점에서 약 35% 오른 것이다.
제지업체들의 종이값 인상은 종이 원료가 되는 펄프 값이 오른 데 따른 대응이다. 상하이선물거래소에 따르면 7일 마감가 기준 펄프 선물가격은 t당 6070위안으로, 전 거래일보다 2.43%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펄프 선물가는 나날이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 플라스틱 금지령에···대체제 '종이'수요 급등
이는 최근 전 세계 경기 회복세로 생산활동이 활발해 진 데다가, 중국내 플라스틱 금지령 시행으로 플라스틱 포장봉투나 일회용 식기 등을 종이 재질로 대체하면서 종이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친환경 종이봉투, 식품용 판지가 대체제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
중국제지망은 2025년까지 중국 국내 음식 배달업계에서 1회용 플라스틱 식기를 종이 재질로 대체하는 수요가 234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마트 등 매장에서 플라스틱 봉지를 대체할 종이 수요도 117만톤으로 관측했다.
중국이 2017년부터 시행한 고체폐기물 수입 금지로, 폐지 수입량이 감소해 제지 원료 공급이 달리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16년만 해도 폐지 수입량은 2800만t으로, 중국내 폐지 소비량의 35%를 차지했다. 하지만 폐지 수입량은 2019년 1000t으로 3분의 1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1~10월 폐지 수입량도 500만톤에 불과했다.
종이값 급등에 대형 제지업체들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중국 제지시장을 대표하는 3대 업체 중순지러우(中順潔柔), 헝안궈지(恒安國際), 웨이다궈지(维达国际) 주가는 지난해말부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웨이다궈지는 5일 하루에만 주가가 13% 뛰었다.
◆ 휴지값은 아직 안정세···일각선 '사재기' 우려도
다만 종이값 급등이 아직까지 휴지 등 완제품 가격으로는 이어지지는 않은 상황이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두루마리 휴지 가격 할인행사도 여전히 눈에 띈다. 아직 재고 분이 충분해 완제품 가격 인상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제 휴지를 사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중국 증권시보는 휴지가격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특히 중국 전체 휴지시장의 30% 차지하는 허베이성 바오딩 공장에서는 휴지값 안정을 위해 생산 가동속도를 높이고 중간유통상을 건너뛰고 시장에 직접 휴지를 공급하는 등 '휴지가격 보위전'을 벌이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