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지 마세요"···대기업 비대면 시무식

2021-01-04 08:00
온라인 신년사 발표···약식 시무식
CEO 메시지 '혁신·변화' 강조할 듯
대한상의 신년인사회도 화상연결로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주요 기업들의 신년 풍경도 바꿔놓았다. 임직원이 한 곳에 모인 가운데 총수나 최고경영자(CEO)가 신년사를 발표하는 기존의 신년회 모습이 사라지고 이메일 등 언택트 수단을 활용해 새해 비전을 공유하는 방식이 주를 이룰 방침이다. 아울러 총수나 CEO의 메시지도 이전보다 혁신과 변화에 방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하는 방식이 급변한 만큼 이에 새롭게 적응하고 한발 더 나아가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시각에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대기업그룹은 별도의 시무식을 진행하거나 신년 행사 없이 신년사만 발표하는 방식으로 새해 첫 근무를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4일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온라인을 통해 간략한 신년사를 전달하는 방식의 약식 시무식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해마다 연초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열어왔으나, 올해는 온라인으로 시무식을 진행키로 방향을 잡았다. 또한 이재용 부회장도 따로 신년사를 발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부회장의 신년사를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초격차 전략 지속 등을 위해 더욱 혁신하자는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역시 4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래 비전 등을 온라인으로 발표하는 방식으로 새해를 맞이한다.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이던 지난해 초에도 신년회에서 프레젠테이션(PT) 방식으로 중장기 사업과 조직문화 혁신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역시 언택트 방식으로 정 회장의 PT 발표가 진행될 전망이다.

PT에서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인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의 전환과 관련해 임직원들에게 다양한 분야에서의 변화에 시의적절한 대응을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LG그룹도 별도의 시무식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4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메일을 통해 전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신년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LG그룹은 지난해 시무식에서도 구 회장의 신년 인사를 담은 이메일을 전달하는 것으로 시무식을 갈음했다. LG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구 회장처럼 온라인으로 신년사를 전달하는 방식이 정착돼 있다. 구 회장은 올해도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던 '고객 중심 경영' 기조를 강조할 것으로 분석된다.

SK그룹은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최태원 회장의 신년사를 지난 1일 발표했다. 최 회장은 이메일을 통해 보낸 신년사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올해도 우리의 일상은 녹록하지 않을 것이고 어려운 여건들이 우리의 행복 추구를 저해하지 못하도록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도전과 패기, 그리고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기초로 힘과 마음을 모아보자"고 말했다. SK그룹은 따로 별도의 행사는 열지 않을 방침이다. 그동안 SK그룹은 매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시무식을 진행해왔다. 

한편 매년 초 대한상의 주최로 열리는 경제계 신년인사회도 올해는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는 7일 열리는 신년인사회에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 소수 인원만 현장에 모일 방침이다. 나머지 재계 관계자는 화상 연결을 통해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4대그룹 총수.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 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