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의 명예실추"…도쿄거래소 사장 사임
2020-11-30 16:53
지난 10월 초유의 거래중단 사태 책임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사장이 지난달 1일 벌어졌던 거래중단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0일 일본거래소그룹(JPX) 산하 도쿄증권거래소의 미야하라 고이치로 사장은 이날 자로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보도했다. 고이치로 사장은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야하라 사장은 1988년에 도쿄증권에 입사해 지난 2015년부터 사장으로 재직해왔다. JPX는 이날 오후 3시반부터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당시 도쿄거래소에서는 주식매매 정보를 저장하는 기기의 고장이 발생했으나, 자동으로 백업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10월 1일 하루 동안 거래가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후임자는 JPX의 최고경영책임자(CEO)를 맡고 있는 기요타 아키라 사장으로, 앞으로 도쿄증권 사장을 겸하게 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JPX와 도쿄증권의 경영진의 감봉 처분도 발표됐다. JPX는 기요다 대표의 월급 50%를 4개월간 감봉하며, 요코야마 류스케 정보통신담당최고책임자(CIO)의 급여의 20%를 4개월 감액한다고 밝혔다. 도쿄증권은 일부 임원들의 월 급여 10%를 4개월간 줄일 예정이다. 기요타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시스템 장애에 대해 재차 사죄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당시 오류는 개장 전에 발견됐으며, 10월 1일 오전 8시 30분 정도에 홈페이지에도 공표됐다. 지난달 도쿄증권거래소의 장애로 나고야, 삿포로, 후쿠오카 등 증권거래소의 전 종목 매매가 정지됐다. 이들은 거래소 역시 도쿄 증권거래소의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1일 기준 닛케이 평균 주가와 토픽스 (TOPIX) 등 각종 주가지수는 산출되지 못했다.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 (ETF)와 인프라 펀드, 신주인수권부사채도 거래가 중지됐다. 히로긴홀딩스 등 3개사의 신규 상장도 일단 중단됐다. 당시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의 중요한 인프라인 거래소에서 거래가 불가능해져 투자자분에게도 거래 기회가 제한된 것을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내에서는 사상 초유의 거래중단 사태가 일본 금융시스템의 신뢰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