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주목받는 비트코인…1년만에 1300만원 돌파

2020-07-28 19:00
연고점 경신…금과 동조화 현상

가상자산 대표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24시간 만에 10% 이상 급등하며 1년여 만에 1300만원을 돌파했다. 지난 석달간 박스권에서 등락한 비트코인이 다시 급등하자, '대체 자산'으로 재차 주목받는 분위기다.

28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6시49분 1300만원을 돌파한 이후 오후 2시 현재 13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중에는 1353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전일 같은 시간과 비교하면 24시간 만에 12.1%(164만원) 급등한 수준이다. 530만원대까지 떨어진 지난 3월과 비교하면 4개월여 만에 두 배 이상 치솟았다.
 

[그래픽=아주경제]


4월 말 1000만원 선을 회복한 비트코인은 이후 지난 25일까지 1000만~1100만원 중반대에서 등락하며 박스권을 형성했다. 지난 5월 중순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 이후에도 상승 기미가 보이지 않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거품이 꺼졌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26일 오후 들어 1100만원 후반대로 오르며 급등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27일 오후에는 1200만원 선에 진입했고, 28일 오전 1300만원 고지에 올랐다. 비트코인이 1300만원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 중순 이후 1년여 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비트코인 가격 급등이 코로나19 재확산 및 미국과 중국 간 갈등 격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재차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올해 초에도 비트코인이 '대체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 고조와 코로나19 유행 시작으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였으나, 2월 초 비트코인 가격은 한 달여 만에 30%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이번 급등세에 대한 분석도 이와 비슷하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와중에 비트코인 가격도 상승하자, 금과 비트코인이 동조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4월 '인텔리전스 보고서'에서 "올해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유사 통화(quasi-currency)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한 바 있다.

주요국들이 가상자산을 제도 금융권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정부 은행 감독기관인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지난 22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 등 연방은행과 연방저축협회의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를 허용했다. 은행에서도 가상자산 관련 상품 및 서비스 출시가 가능해진 셈이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감지된다. 개정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의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은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준비에 들어갔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제도화를 앞두고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가상자산에 투기적 성격이 여전한 탓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비트코인 등 일부 가상자산을 제외한 대부분 가상자산은 가격 변동성이 크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가상자산이 대체자산 성격을 띠고 있는 점은 분명하나, 금과 같은 안전자산 역할을 하는지는 결과에 따른 해석일 뿐 더 두고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