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오랜 011·017 번호"…SK텔레콤 2G 서비스 완전 종료

2020-07-27 05:00

[제공=SK텔레콤]


"12시 10분 되자마자 안테나 죽었습니다." "전화가 잘 되다가 끊기고는 수·발신 먹통이에요."

SK텔레콤의 2G 서비스가 오늘(27일) 자정을 기해 완전히 막을 내렸다. 1996년 처음 2G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24년 만이다.

SK텔레콤은 이날 0시 전국에서 마지막으로 서울지역 2G 서비스를 종료했다. 앞서 지난 6일부터 강원도, 경상도, 세종시, 전라도, 제주도, 충청도 등 6개 지역을 시작으로 13일 광주·대구·대전·부산·울산광역시, 20일 경기도, 인천시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2G 서비스가 막을 내렸다.

온라인에서는 더이상 수·발신이 안 된다는 2G 휴대폰과 01X 번호를 보내주겠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SK텔레콤의 2G 가입자는 지난달 1일 기준 38만4000명이었다.

SK텔레콤은 2G 가입자의 3G, LTE, 5G로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2022년 7월 26일까지 '단말 구매 지원형', '요금 할인형' 등의 통신망 전환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경우 2G 가입자는 현재 가진 011, 017 번호를 010 번호로 바꿔야 한다. 정부의 '010번호 통합정책'에 따른 것이다.

다만 전환 후에도 기존 01X 번호를 계속 사용하고 싶은 가입자는 내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가능하다. 이후에도 번호 이동 및 3G 이상 서비스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통신 두절이 불가피해진다.

2G 서비스는 이렇게 저물었지만,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반발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1일 01X 번호 사용자 400여명이 낸 'SK텔레콤 2G 서비스 종료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대상으로 제기한 'SK텔레콤의 (2G 서비스) 폐업 승인 취소에 관한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2G 서비스 유지를 촉구하는 '010통합반대운동본부' 회원들은 SK텔레콤을 상대로 '번호이동 청구 소송'을 대법원에 상고할 방침이다.

이들은 과기정통부가 010 통합정책을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부 상대 집회·시위도 이어가고 있다. 2G 서비스 종료와 01X 번호는 기술적으로 별 상관이 없고, 3G 이상 서비스에서도 01X 번호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게 이들의 요구다.

반면 과기정통부는 휴대폰 번호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공용 자원인 만큼 정책상 이유로 강제 회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국민들과의 형평성을 감안할 때 010으로의 전환은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고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일하게 2G 서비스를 운영 중인 LG유플러스도 종료 논의에 착수했다. 정부의 주파수 재할당 시기를 고려해 올 연말까지는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