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 회장, 구조조정 위기를 기회로...신수종 수주 총력戰

2020-07-15 06:15
국산화한 대형 가스터빈으로 발전사업 집중
친환경사업 수주로 자생력 확보 의지 보여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신수종(新樹種) 사업 관련 수주를 확보하기 위해 화력을 집중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두산중공업을 신재생에너지 사업, 가스터빈 발전사업 등 두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기로 했다. 전세계 패러다임이 친환경 기조로 바뀌면서 원전 및 석탄사업비중을 줄이고 신성장 사업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우선 수익성 회복에 집중할 계획이다. 원전을 대신할 수익처로 풍력 등 다른 발전사업에 집중한다. 특히 가스터빈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이 주무기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두산중공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두산중공업의 신사업 분야인 대형 가스터빈에 대해 “실증 과정에서 좋은 결과가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두산 제공]


영국 IHS마킷(IHS Markit)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가스발전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68GW 규모의 설비용량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외 수주는 순조롭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3600억원 규모의 서부발전과 김포열병합발전소 파워블럭 및 건설공사 부문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작년 12월 서부발전과 같은 발전소에 납품할 가스터빈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은 추가 계약이다.

국제무대도 진출했다. 두산중공업은 국제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수주전에서 다수의 글로벌 발전 주기기 제조사들과 경쟁한 끝에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F3 복합화력발전소 설비를 700억원에 수주했다.

또한 가스터빈 관련 정비공사 수주고를 연달아 올리는 등 가스터빈 서비스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작년 초 울산복합 3호기 가스터빈 배기실린더 정비공사를 수주해 성공적으로 완수한 바 있으며, 발주처인 동서발전으로부터 정비 기술력을 인정받아 후속 수주를 따내기도 했다.

업계 안팎에선 두산중공업의 친환경 사업 수주 확대가 경영정상화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한 두산그룹의 자구안이 진행 중인 가운데 두산중공업의 자생력 확보는 채권단의 추가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채권단은 두산중공업이 사업구조 재편에 대한 뚜렷한 청사진이 없을 경우 자금지원을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가스터빈 등 발전사업의 경우 중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며 “가스터빈뿐만 아니라 서비스 부문 등 여러 방면에서 사업 재편을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두산중공업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