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김정은 보류 결정은 전략적 판단…北 연락사무소 폭파 해명해야"

2020-06-29 22:06
"美, 한미워킹그룹서 남북관계 전반 규율…北 호응 안해 무력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남북 관계 위기 극복을 위해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는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북한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해명하고 전향적으로 나와야 지금의 위기 국면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남북 관계의 긴장이 고조됐다가 소강 국면에 돌입한 것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반전의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호응이 중요하다고 했다.

문 특보는 “인도적 지원부터 공중보건,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관련 남북 협력이 있어야 한다”며 “현재는 북한이 통신선을 차단해 일절 접촉이 없다. 적당한 시간을 두고 북한이 나와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對南) 군사행동 보류 결정에 대해선 ‘철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북측의 군사행동 가능성을 언급했다.
 

[사진=JTBC '뉴스룸' 캡처]


문 특보는 김 위원장의 보류 결정에는 미국과 중국의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봤다.

그는 “(김 위원장의 결정은) 나름대로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미국이 공세적으로 이 지역에 대해서 항공모함을 전진 배치를 하고, 중국하고도 교감을 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안과 밖의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결정을 내린 것을 보인다”고 부연했다.

대남 군사행동 감행 시 그에 따른 미국의 보복 조치와 이에 대해 북한 내부의 우려 목소리를 고려하고, 코로나19 등으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중국의 지원 상황도 감안했을 거란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문 특보는 “‘보류’이지 ‘철회’는 아니어서 불확실성의 여지는 있다”며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최근 한미 간 북핵 협상 협의체인 ‘한·미워킹그룹’이 남북 관계 개선의 걸림돌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동의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문 특보는 “워킹그룹 운용 과정에서 미국이 (대북) 제재가 적용되지 않는 사항까지 관여해 남북관계 전반을 규율하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하며 이런 과정을 거치며 북한이 호응하지 않아 한미워킹그룹이 무력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북 제재에 걸리지 않는 품목(교류 등)은 우리가 독자 결정해 밀고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