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적자 탈원전 때문?] 한전, 적자 키운 원인들 뜯어보니

2020-03-03 06:42
전기판매수익 감소, 기타영업비용 증가가 실적악화 원인
원전가동율 2017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년도보다 증가해

한국전력공사의 지난해 적자가 2008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를 기록한 가운데 영업손실의 원인으로 지목된 탈원전 정책에 관해서는 한전이 선을 그었다.

지난해 1조35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전은 관련 항목을 제시하며 배경의 설명에 나섰다.

우선 한전은 적자의 원인으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이는 한전의 원전 이용률 공개로 설명했다. 한전은 영업이익이 4조9000억원 발생한 2017년 71.2%의 원전 이용율을 보였으며 이듬해 65.9%의 원전 이용율로 떨어뜨려 영업이익 역시 마이너스 2000억원의 손실을 냈다. 하지만 더 큰 영업적자가 난 지난해 원전가동율은 70.6%로 전년도보다 5% 가까이 늘려 탈원전 정책이 실적에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전의 실적악화 배경은 매출액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전기판매수익이 전년도 대비 크게 감소했다고 제시했다. 2018년(56조8000억원)에는 혹한과 혹서기가 길어 냉·난방의 수요가 많았지만 2019년(55조9000억원)에는 그러한 환경이 발생하지않아 9000억원 가까이 수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폭염일수를 살펴봐도 2018년 31일인 것에 비해 2019년에는 13일로 2배이상 줄었다.

또 전력산업 운영을 위한 필수비용인 온실가스 배출권비용, 감가상각비 등은 전년대비 2조원이 증가했다.

발전회사 온실가스 배출권 비용은 석탄발전 감축 등에 따라 총 배출량이 감소하였음에도 무상할당량 축소, 배출권 가격 상승으로 7000억원이 늘었다.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전력설비 투자로 인해 감가상각비 및 수선유지비는 전년대비 6000억원 증가했다. 이밖에도 인원증가 등에 따라 2000억원, 퇴직급여부채를 최근 대법원 판례 등에 따른 방식으로 추정함에 따라 3000억원, 방사성폐기물 관리비용, 원전해체비용 단가 상승 등에 따른 원전관련 복구부채 설정비용에도 2000억원이 더 투입됐다.

반면 연료비는 국제유가 하락, 원전이용률 상승, 액화천연가스(LNG)세제 개편 효과 등에 따라 전년대비 1조8000억원 감소했다. 또 민간발전사로부터의 구입전력비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376억원 감소효과를 냈다.

이처럼 한전은 실적악화의 배경으로 온실가스 배출권 비용, 미세먼지 대책 비용 등 기후‧환경 관련 비용의 증가와 신고리원전 4호기 준공 등 신규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전의 정비 및 가동은 원전안전법령상의 기술기준 준수와 안전성에 대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 등 관련 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밝혔다.

원전을 더 가동시켰을 경우 실적이 개선됐다는 가정은 안전조치 없이 원전을 가동한다는 비현실적인 전제가 필요하다고 한전 측은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적자를 개기로 한전의 전기요금 조정 예상에 관해 전기요금은 국제유가, 물가, 국민경제 영향, 한전 재무여건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고려해 검토할 예정이며 현재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한국전력공사 영업이익[사진= 한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