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수출·내수 추락에 역성장 공포…'추경+금리 인하' 폴리시믹스 힘 받는다

2020-02-24 16:18
중국 의존도 높은 수출 부진…국내 확진자 급증에 소비 위축
1분기 경제성장률 최악의 경우 -2.9%

국내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우리 경제의 두 축인 수출과 내수가 모두 얼어붙었다. 중국 경제가 휘청이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수출은 다시 부진의 늪에 빠졌다.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급증, 국민이 소비 활동을 멈췄다. 우리 경제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이로 인해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수출 감소 [사진=연합뉴스]

◆수출 감소하고, 소비 심리 위축

24일 정부에 따르면 이달 1~20일 일평균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3% 감소했다. 조업일수 증가로 수출 총액은 12.4% 늘었지만, 대(對)중국 수출은 3.7% 감소했다. 앞서 지난달 일평균 수출이 14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서며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코로나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더욱이 이번 사태가 쉽게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전망은 더욱 불투명한 상태다.

내수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감소했고, 우리 국민의 소비 심리 위축도 심해졌다. 지난달 24∼31일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년 전보다 1만2358명, 하루 평균 1544명 감소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중국 국적 입국자가 지난해(602만4200명)의 절반으로 줄어들면 연간 관광 수입은 50억7057만 달러(약 6조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사회로의 감염이 본격화하면서 국민은 소비에 나서지 않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을 피하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매출이 줄었다. 유통업계 전체 매출 손실은 이달에만 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영세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도 큰 피해를 봤다. 소상공인연합회 조사에서 소상공인의 절반이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고 답했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 우려 고조··· 최악의 경우 -2.9%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고꾸라지면서 올해 1분기 우리 경제가 뒷걸음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른다. 노무라증권은 우리의 1분기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2.9%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JP모건은 1분기 성장률을 -0.3%로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가 과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국내로 크게 퍼질 경우 1분기 최고 0.7% 포인트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올해 전체 경제 성장률이 2%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나온다. 우리 경제 성장률이 2%를 밑돈 적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과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5.5%), 2차 석유 파동이 있었던 1980년(-1.7%) 등이다.

◆'추경+금리 인하' 폴리시믹스 요구 목소리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예비비를 신속하게 활용하는 것에 더해 필요하다면 국회의 협조를 얻어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것도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고 공식적으로 주문했다. 현재 정부는 추경 검토를 시작, 부처별로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추경 규모는 10조~15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앞서 2015년 메르스 대응을 위해 11조6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나온다. 한은은 2015년 5월 국내에서 첫 메르스 환자가 나온 이후 다음 달인 6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낮췄다. 한은은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정부는 우선 이번 주 중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고, 움츠러든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한다. 영세 사업자의 부가가치세 간이과세 매출 상향 조정, 소상공인 임대료 경감 조치, 소비쿠폰 지급,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