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동차 시장 ‘코로나 충격’… 1분기 판매·생산 급감 전망
2020-02-14 14:27
1월 판매·생산 부진... "춘제·코로나 연휴 장기화 탓"
후베이·광둥·저장 등 자동차 제조중심지 타격 커
후베이·광둥·저장 등 자동차 제조중심지 타격 커
중국 자동차 시장에 드리운 먹구름이 더욱 짙어 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생산과 소비에 타격을 입으면서다. 전망도 밝지 않다. 다수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조업 재개가 미뤄지면서 올해 자동차 생산량이 100만대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中 1월 자동차 판매량 18% 줄어… 전기차 판매량도 급감
13일 중국 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1월 중국 자동차(승용차+상용차) 판매대수는 194만1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 2018년 7월 이후 19개월째 감소 중이지만 이번에는 유난히 감소폭이 컸다. 2012년 1월 이후 월간 단위 최대 수준이다.
전기차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54.4% 급감한 4만4000대를 기록했다.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7월 당국의 보조금 축소 발표 이후 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생산 대수도 크게 줄었다. 자동차 생산량과 전기차 생산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3.5%, 55.4% 감소한 178만3000대, 3만500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자동차 생산 판매의 급감은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와 코로나19 영향이 맞물리면서 나타난 결과다. CAAM은 “전염병 확산 우려로 인한 춘제 연휴 기간이 길어진 것이 생산·판매 감소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1월 30일까지로 예정된 춘제 연휴를 2월 2일로 연장했고, 뒤이어 대다수 지방정부들이 공장 가동과 업무 복구를 이보다 일주일 더 늦춘 바 있다.
중국 대표 자동차 기업들이 발표한 판매량도 부진한 모습이다. 지리(吉利)자동차는 1월 판매 대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9% 줄어든 11만1800대라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광저우(廣州)자동차 판매량도 15.94% 줄어든 17만6300대를 기록했다.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比亞迪)의 감소폭은 훨씬 컸다. 비야디는 1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2% 쪼그라든 8만300대라고 발표했다.
◇올해 1분기 자동차 시장 '침체'... 2003년 사스때보다 타격 클 것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CAAM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약 100만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 진단했다. CAAM은 “코로나19가 중국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타격은 2003년 사스 때보다 클 것”이라며 “이미 감소세에 들어선 자동차 시장에 더 큰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중국의 자동차 생산중심지 중 하나인 후베이(湖北)성이 코로나19의 피해가 크다는 점이다. 후베이성은 중국 전체 자동차 생산의 8~9%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생산지다. 후베이성 다음으로 피해가 큰 광둥(廣東)과 저장(浙江)성도 자동차 제조 공장이 몰려 있는 곳이다.
게다가 이 곳에는 자동차 부품 공장도 많다. CAAM에 따르면 300여개의 부품업체들은 지난해 춘제에 비해 평균 7일가량 더 긴 연휴를 보냈다. 그만큼 공장 가동 중단 시기가 길었단 의미다. CAAM은 “이들 지역의 영향을 받아 현재 전국 자동차 조립과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업을 재개한 완성차 제조 공장도 100% 작업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CAMM은 “완성차 제조 공장 183곳 중 59곳이 조업 재개에 들어갔지만, 이들도 완벽한 복귀는 아니다”라며 “소수의 인원이 생산 전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쉬하이둥(許海東) CAAM 사무부총장은 “코로나19는 올해 1분기 자동차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판매량은 비교적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날 것이고, 마이너스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