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한·중 불화 차단 나선 中대사…톤다운 발언에도 '입국금지 확대' 반대
2020-02-04 17:20
싱하이밍 신임 주한중국대사 '신종 코로나' 긴급 기자회견
韓 '입국금지' 조치 평가 자제했지만, WHO 방침 준수 강조
"中 전염병 승리 자신"…'정국 불안정' 대내 메시지 전한 듯
"'운명공동체' 언급 中 프레임에 韓 넣으려는 의도 남긴 듯"
韓 '입국금지' 조치 평가 자제했지만, WHO 방침 준수 강조
"中 전염병 승리 자신"…'정국 불안정' 대내 메시지 전한 듯
"'운명공동체' 언급 中 프레임에 韓 넣으려는 의도 남긴 듯"
“세계적이고 과학적인 것은 세계보건기구(WHO) 근거. WHO 방침 따르면 되지 않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하 신종 코로나)을 둘러싼 한·중 외교 잡음 차단에 직접 나선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전한 말이다. 중국은 이날 한·중 관계를 ‘우호적 이웃’이라고 평가하며 양국 협력을 통해 신종 코로나 사태를 이겨내자는 뜻을 전달했다.
한·중 외교 마찰음을 촉발한 우리 정부의 후베이(湖北)성 체류·방문 외국인의 ‘제한적 입국금지’ 조치에 대해 직접적으로 평가하지는 않았지만, ‘WHO 방침’을 앞세워 유감을 표명했다. 싱 대사의 톤다운 발언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우리 정부의 중국인 입국 전면 금지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셈이다.
특히 싱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운명공동체’를 강조, 한·중 관계에서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실기하지 않겠다는 의도도 드러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2012년 부상한 '운명공동체 외교'는 중국과 상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공동의 이해득실 관계‘에 있다는 의미다.
◆中대사, 이례적인 회견 자청···불편한 기색 역력
싱 신임 주한 중국대사는 이날 주한중국대사관에서 진행한 ‘신종 코로나’ 기자회견을 한국말로 진행했다. 싱 대사는 평양과 서울의 중국대사관에서 번갈아 근무하고, 중국 외교부 한국과장을 지낸 한반도통(通)이다.
다만 대사 자격으로 공식 석상에 참석해 모국어가 아닌 주재국의 언어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게다가 지난달 30일 부임한 그가 신임장 제정식 이전에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도 이례적이다.
싱 대사의 이번 행보는 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한국 내 퍼진 대중(對中)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싱 대사는 정부의 ‘제한적 입국금지’ 조치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는 보류했다. 하지만 WHO 방침을 따라야 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제한적 입국금지’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싱 대사의 기자회견에 대해 “‘(한·중이) 상호 협력해서 극복해나가자’에 방점을 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한적 입국금지’에 대해 “많이 평가하지 않겠다”는 발언에 대해선 “‘여러 말 드리지 않겠다’라는 뜻을 전하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 정부를 대표하는 외교관으로서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하면서도 쓴소리를 냈다.
이 교수는 “국가의 최우선 가치는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다. 우리 정부가 이를 원칙으로 삼고 분명하게 목소리를 낸다면 그 누구도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부의 ‘제한적 입국금지’ 조치는 우리 국민의 안전과 주권이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중국이 반대하거나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얘기다.
◆‘전염병 승리 자신·운명공동체’ 운운···中 속내는
싱 대사는 이날 회견에서 코로나 사태를 ‘전염병과의 투쟁’으로 명명, 중국의 승리를 자신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공개적이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태도로 국제 (사회와) 협력하고 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중국 측의 방역 작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자국 정부가 취한 일련의 조치를 나열하며 덕분에 전염병이 타국으로 확산하는 속도가 효과적으로 줄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불안정한 정국을 안정화하기 위해 메시지를 발신한 셈이다. 동시에 후베이성 체류·방문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결정한 한국 등 주변국에 대한 질타성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중국의 대응이 이처럼 우수한데, 왜 강경 대응을 하느냐'는 취지의 문제 제기다.
싱 대사는 세계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운명공동체'라고 지칭, 더욱 강한 압박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난 2012년 이후 중국이 ‘운명공동체’라는 용어를 통해 주변국과 중국 간 관계를 깊게 연결하려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며 “정부가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짚었다.
주요 2개국(G2)인 미·중이 전략적 경쟁구도를 빚는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의 ‘운명공동체’로 공식 편입될 경우 자칫 미국과 등을 지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어 우려할 만하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또 “한국 정부는 코로나 사태 대응 조치 수준을 국제사회 기준에 맞춰 점차 높여가고 있다”면서 “싱 대사의 발언에 좌고우면하기보다 현재 정부의 페이스(속도)를 유지하는 게 옳다”고 제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하 신종 코로나)을 둘러싼 한·중 외교 잡음 차단에 직접 나선 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전한 말이다. 중국은 이날 한·중 관계를 ‘우호적 이웃’이라고 평가하며 양국 협력을 통해 신종 코로나 사태를 이겨내자는 뜻을 전달했다.
한·중 외교 마찰음을 촉발한 우리 정부의 후베이(湖北)성 체류·방문 외국인의 ‘제한적 입국금지’ 조치에 대해 직접적으로 평가하지는 않았지만, ‘WHO 방침’을 앞세워 유감을 표명했다. 싱 대사의 톤다운 발언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우리 정부의 중국인 입국 전면 금지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셈이다.
특히 싱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운명공동체’를 강조, 한·중 관계에서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실기하지 않겠다는 의도도 드러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2012년 부상한 '운명공동체 외교'는 중국과 상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공동의 이해득실 관계‘에 있다는 의미다.
◆中대사, 이례적인 회견 자청···불편한 기색 역력
싱 신임 주한 중국대사는 이날 주한중국대사관에서 진행한 ‘신종 코로나’ 기자회견을 한국말로 진행했다. 싱 대사는 평양과 서울의 중국대사관에서 번갈아 근무하고, 중국 외교부 한국과장을 지낸 한반도통(通)이다.
다만 대사 자격으로 공식 석상에 참석해 모국어가 아닌 주재국의 언어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게다가 지난달 30일 부임한 그가 신임장 제정식 이전에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도 이례적이다.
싱 대사의 이번 행보는 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한국 내 퍼진 대중(對中)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싱 대사는 정부의 ‘제한적 입국금지’ 조치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는 보류했다. 하지만 WHO 방침을 따라야 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제한적 입국금지’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싱 대사의 기자회견에 대해 “‘(한·중이) 상호 협력해서 극복해나가자’에 방점을 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한적 입국금지’에 대해 “많이 평가하지 않겠다”는 발언에 대해선 “‘여러 말 드리지 않겠다’라는 뜻을 전하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 정부를 대표하는 외교관으로서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하면서도 쓴소리를 냈다.
이 교수는 “국가의 최우선 가치는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다. 우리 정부가 이를 원칙으로 삼고 분명하게 목소리를 낸다면 그 누구도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부의 ‘제한적 입국금지’ 조치는 우리 국민의 안전과 주권이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중국이 반대하거나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얘기다.
◆‘전염병 승리 자신·운명공동체’ 운운···中 속내는
싱 대사는 이날 회견에서 코로나 사태를 ‘전염병과의 투쟁’으로 명명, 중국의 승리를 자신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공개적이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태도로 국제 (사회와) 협력하고 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중국 측의 방역 작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자국 정부가 취한 일련의 조치를 나열하며 덕분에 전염병이 타국으로 확산하는 속도가 효과적으로 줄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불안정한 정국을 안정화하기 위해 메시지를 발신한 셈이다. 동시에 후베이성 체류·방문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결정한 한국 등 주변국에 대한 질타성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중국의 대응이 이처럼 우수한데, 왜 강경 대응을 하느냐'는 취지의 문제 제기다.
싱 대사는 세계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운명공동체'라고 지칭, 더욱 강한 압박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난 2012년 이후 중국이 ‘운명공동체’라는 용어를 통해 주변국과 중국 간 관계를 깊게 연결하려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며 “정부가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짚었다.
주요 2개국(G2)인 미·중이 전략적 경쟁구도를 빚는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의 ‘운명공동체’로 공식 편입될 경우 자칫 미국과 등을 지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어 우려할 만하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또 “한국 정부는 코로나 사태 대응 조치 수준을 국제사회 기준에 맞춰 점차 높여가고 있다”면서 “싱 대사의 발언에 좌고우면하기보다 현재 정부의 페이스(속도)를 유지하는 게 옳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