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3세, 조현아發 형제의 난 조짐
2019-12-23 11:31
한진그룹 3세 간 우애가 흔들리고 있다.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23일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란 제목의 자료를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는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은 작고하신 고(故) 조양호 회장님의 상속인 중 1인이자 한진그룹의 주주로서, 선대 회장님의 유지에 따라 한진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대 회장님은 생전에 가족들이 협력해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고 말씀하시는 등 가족들에게 화합을 통한 공동 경영의 유지를 전하셨다"며 "또한 선대 회장님은 임종 직전에도 3명의 형제가 함께 잘 해 나가라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히시기도 하셨다"고 강조했다.
조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이 사실상 가족들과 경영에 대해 합의를 하지 않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말한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앞서 한진그룹 내부에선 경영권 분쟁을 둔 여러 징후가 있었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 동일인(총수) 지정에서 서류를 내는 과정에 이견이 일어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재계 안팎에선 조 전 부사장과 이 고문 등이 조 회장의 동일인 지정에 반기를 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조 전 부사장이 갑작스러운 입장 발표를 통해 조 회장 체제의 한진그룹 경영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한진그룹 측은 상황을 파악하는 중으로 알려졌으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