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증설…최경주 임원 제안” 구자철 신임 회장, 행보 시작

2019-12-22 15:51
KPGA 제18대 회장 당선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이끌어

구자철 신임 회장이 움직인다.
 

구자철 KPGA 신임 회장[사진=연합뉴스]


구자철 제18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신임 회장은 12월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 1월 업무 시작을 앞두고 “남자 골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말과 함께 머릿속 구상을 밝혔다.

구 회장은 지난 11월26일 대의원 총회에서 참석자 ‘만장일치’로 KPGA 회장에 당선됐다. 역대 3번째 기업가 회장의 등장으로 소속 선수 및 관계자 모두 기대치가 오른 상황. 현재 인수위원회가 투입돼 제17대 회장인 양휘부 회장에서 구 회장으로 체재가 바뀌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구 회장은 두 가지 중요 포인트를 짚었다. 바로, 부회장직 제안과 대회 수 발표에 대한 부분이다. 그는 첫 번째로 "최경주에게 부회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제안을 받은 최경주(49)는 “미력한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답했다. 이 제안은 한국 남자 골프를 누구보다 잘 알고 현재 국내외에서 영향력이 있는 선수의 조언과 힘을 얻고 싶다는 뜻이 내포됐다. 최경주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8승으로 국내에서는 '맏형'으로 통한다.

그다음은 대회 수에 관한 이야기였다. 구 회장은 대의원(회장) 선거 당시 2019시즌 15개보다 5개 더 많은 20개 대회 개최를 약속했다. 공약에 대한 질문에 그는 “내년 3월쯤이면 세팅이 될 것”이라는 짧은 대답을 남겼다. KPGA 코리안투어의 대회 수는 해외 투어 기구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상태다. 일본골프투어(JGTO)와 아시안투어(Asian Tour)의 경우 12월까지 대회가 이어졌지만, KPGA는 10월에 셔터를 내려야 했다. 선수들 역시 대회가 없어서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사실상 두 가지 모두 대회 수 증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경주는 지난 10월 자신이 호스트로 개최한 KPGA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당시 “대회 유치를 위해 관계자들과 교류도 기꺼이 할 의향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조언은 덤이다. 최경주가 비상근 부회장직을 수락한다면, 구 회장에게는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얻은 것과 다름없다.

구 회장은 예스코홀딩스의 회장이다. 예스코는 도시가스 공급 업체로 LS그룹 계열사다. 그는 경영에 몰두하지만, 스포츠에도 일가견이 있다. 골프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는 ‘69타’에 당구는 ‘400’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 때는 집 근처 당구장 열쇠를 가지고 다녔다”는 말로 스포츠광(狂) 임을 입증했다. 

지난 17일 열린 ‘KPGA제네시스대상시상식’에서 만난 구 회장은 부드러운 목소리와 따듯한 손이 인상적이었다. 여(KLPGA)고, 남(KPGA)저로 어려운 시기에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구 회장의 4년 임기 시작은 2020년 1월1일이다. 취임식은 2월14일 거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