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80% 장악한 두부·장류…첫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2019-12-19 13:41
대기업이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두부와 장류 제조업이 처음으로 생계형 적합업종에 지정됐다. 생계형 적합업종은 영세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인수·개시 또는 확장을 제한하는 제도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6일과 18일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고 두부 제조업과 장류(된장·간장·고추장·청국장) 제조업 총 5개 업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두부·장류 제조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내년 1월1일부터 5년간 대기업 등은 해당 업종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없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0만원 이하의 벌금, 위반매출의 5% 이내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두부·장류 제조업은 국내 소비감소 등으로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와중에 대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면서 소상공인의 입지가 좁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두부와 장류 시장에서 대기업의 B2C 시장 점유율은 각각 76%, 80%다. 이에 심의위위원회는 소상공인의 사업영역을 안정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결정을 내렸다. 중기부 관계자는 “두부·장류 업계의 대기업, 소상공인의 협의 조율 과정을 거쳐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사업 활동이 예외적으로 허용된 분야는 △신기술·신제품이 개발될 수 있는 혼합장·소스류, 가공두부 등의 범위 △프리미엄 제품 등이 개발되는 소형 제품(장류 8㎏/ℓ 미만, 두부 1㎏ 이하) △최대 OEM 생산실적의 130%까지 허용(청국장은 생산 제한 없음) △동일법인 내 자체 수요, 중간 원료로서 타 제조업체에 납품하는 경우 △국산콩으로 제조되는 두부 등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제조업 분야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대한 외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 소상공인 간의 충분한 협의 조율을 통해 지정 방안이 마련된 것에 의미가 있다”면서 “금번 지정을 계기로 업계 내 상생과 공존 분위기가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범부처 차원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다각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