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분열 양상...安-劉 갈라서고 당권파는 내부 신경전

2019-12-15 17:35
새보수당에 선 그은 安…유승민 측 "간다고 잡지 않는다"
당권파에선 손학규 퇴진론 부각…'용퇴 시점' 놓고 공방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끈 바른정당과 안철수 전 의원이 이끈 국민의당의 통합으로 탄생한 바른미래당이 주요 계파들로 나뉘어 사분오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계기는 최근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보수당' 창당 작업이다. 

지난해 1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통합해 탄생한 바른미래당은 이제 두 세력의 결별에 더해 손학규 대표와 일부 '당권파' 의원들 간의 신경전으로 분열하는 모양새다.

현재 안철수계 의원 7명은 앞으로의 정치적 진로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유승민계 의원 8명과 함께 '비당권파'를 이뤘던 이들은 애초 새보수당 합류가 점쳐졌으나, 안 전 의원의 '불참 의사'에 따라 향후 행보가 안갯속이다.

현재 이들에게는 바른미래당 잔류, 새보수당 등 다른 정당 합류, 신당 창당 등의 선택지가 남은 상황이다.

새보수당은 안철수계의 불참에 공식적으로는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속내는 '신사적 이별'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계는 안 전 의원에게 가을부터 신당 합류를 타진했지만 그가 계속해 무반응을 보이다 결국 불참을 선언한 점 등에 감정이 크게 상한 상태다.

새보수당 창당준비위원회에 속한 한 의원은 "안철수계를 잡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의원은 "여론조사를 보면 안 전 의원의 비호감도가 주요 대권 주자 중 1위"라며 "독자 행동은 어려울 것이다. 늦게라도 새보수당에 합류하는 것 외엔 답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보수당에 맞서 '제3지대 재창당'을 추진하는 당권파에서도 내부 잡음이 나오고 있다.

일부 당권파 의원은 최근 손 대표 면전에서 '유승민계가 탈당하면 손학규 대표도 즉각 2선으로 후퇴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전해졌다.

이에 손 대표는 "유승민계 의원들이 탈당하고, 바른미래당을 진정한 '제3지대 정당'으로 재창당하는 데 초석을 놓은 뒤 물러나겠다"며 '즉각 용퇴론'에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권파 내부에서도 손 대표의 거취를 놓고 신경전이 불거진 모양새다.

한 당권파 의원은 통화에서 "손 대표가 그간 안철수·유승민계에 맞서 처절하게 싸운 점에 대한 지분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손 대표가 직접 나서면 '제3지대 재창당'은 더 어려워진다. 어쩔 수 없는 용퇴 요구"라고 말했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 중앙당 발기인 대회에서 유승민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의원, 권은희 의원, 유승민 의원,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 이준석 전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