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프리카돼지열병 파동에 열흘새 돼지고기 3만톤 방출

2019-09-30 10:56
中, 9월에만 돼지고기 3만톤, 소고기 2400톤, 양고기 1900톤 공급

중국 정부가 국경절 연휴(10월 1~7일)를 앞두고 돼지고기 가격 안정화에 총력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중국은 지난 29일에 비축 냉동 돼지고기 1만톤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이날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의 인터넷판인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시중에 국가 비축 냉동 돼지고기 1만톤을 추가로 공급했다면서 시장 수급 상황을 계속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필요시 추가 조처를 하겠다고도 부연했다.

이는 지난 19일 중앙정부가 비축분을 처음 공급한 지 열흘이 지난 가운데 나온 조치다. 그동안 각 지방정부가 부분적으로 비축 냉동 돼지고기를 시중에 풀었지만, 중앙정부까지 나서서 시중에 공급한다는 건 그만큼 중국의 돈육대란이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중국은 이달 초부터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국가 비축분 돼지고기 3만톤, 소고기 2400톤, 양고기 1900톤을 방출했다고 신화망이 전했다. 또 일부 지방정부도 제각각 비축분을 풀어 현재 돼지고기 공급량을 확보했다. 이에 당국은 국경절을 앞두고 돼지고기 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은 세계 최대 돈육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사실 중국인의 돼지고기 사랑은 유별나다. 돼지고기와 식량이 천하를 평안케 한다는 '저량안천하(猪糧安天下)'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돼지고기는 중국인의 주식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지난 8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자 중국 정부에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을 주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돼지고기 가격은 47% 가까이 폭등했다. 지난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8월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7% 상승했다고 발표해 중국 안팎에 우려가 증폭했다.

이에 지난 11일 중국 지도부는 돼지고기 공급량 증대를 ‘긴박한 정치적 임무’로 삼고 돼지고기 가격 방어에 박차를 가했다. 중국 농업농촌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 자연자원부, 생태환경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등 6개 중앙부처는 냉동 돼지고기 비축물량 방출, 돼지고기 구매제한, 돼지농가 양돈 보조금 지원 등과 같은 시장 안정 조치를 내놓았다.

비축분 방출을 포함한 다양한 조치로 중국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는 최근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다.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돼지고기 가격은 1kg당 42.57위안 수준으로 전 주보다 1.6% 올랐다. 8월 넷째 주의 상승률(8.6%)이나 9월 첫째 주(6.3%), 9월 둘째 주(3.4%)보다 가격 상승 속도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다만, 중국에서 ASF 문제를 완전 해결되지 않은 만큼,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9월 둘째 주 기준 중국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0.9%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