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방 쓰는 부부가 더 행복하다
2019-07-19 13:59
"행복한 결혼 생활하려면 따로 자라"
"더 잘 사랑하기 위해선 떨어져서 자야한다." 30년 넘게 부부관계를 연구한 사회학자의 결론이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 소장이자 소르본 대학교수인 장클로드 카우프만은 각방 쓰기가 부부 간 사랑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한 침대에 같이 자는 것은 '사랑을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17년 펴낸 저서 '각방 예찬'에서 부부가 한 침대를 공동 사용하는 것이 만들어내는 모순에 대해 지적했다. 카우프만에 따르면 대개 사람들이 두 가지 모순된 열망을 갖는다. 사랑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꿈과, 자기 삶의 주체로서 누리는 개인적 안락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둘은 대립될 수밖에 없고 그 한가운데에 침대가 있다.
그는 "하루 종일 일한 후 저녁에 이불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면 얼마나 행복한가. 그런데 그 침대에는 으레 다른 사람, 배우자가 있다"며 "이불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순간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코를 골고, 늦게 자고, 난리치면 순식간에 무시무시한 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한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감히 이런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곧 전쟁선포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우프만은 부부가 함께 침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오랜 신화를 깨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중세 이래(선택의 여지가 없던 빈궁한 서민을 제외한) 부부는 한 침대에서 자느냐 각방을 쓰느냐 사이에서 망설여 왔다"며 이것을 오래된 편견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이 신화는 점점 깨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립수면재단(NFS)에 따르면 한 방에서 다른 침대를 사용하는 부부는 전체 부부의 25%(2015년 기준)다. 네 커플 중 한 쌍은 따로 자는 셈이다. 아예 다른 방에서 자는 부부도 10%에 이른다. 부부 침실에 대한 오랜 생각도 이제는 점점 달라지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