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공공기숙사에 입사할 인원을 모집할 때 남녀 간 비율 차이를 두는 것은 차별이라고 결론 내렸다.

인권위는 A기숙사가 개관 당시부터 현재까지 입사 인원을 여성 85%, 남성 15% 비율로 정하고 여학생에게만 1인실을 배정한 것은 주거시설 이용에서 성별을 이유로 남학생을 차별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고 12일 밝혔다.

A기숙사는 서울소재 대학 재학생의 주거안정을 위해 설립된 공공기숙사로 2014년 2학기부터 입사생을 모집했다. 당초 입사생 성비를 남녀 5:5 비율로 운영하려 했으나 개관 당시 남학생 신청자(16.4%)에 비해 여학생 신청자(83.6%)가 많아 남성 15.1%, 여성 84.9%로 배정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A기숙사는 현재 남학생 7층, 여학생 2~6층으로 구분해서 사용하는 상황에서 여학생 사용층을 남학생 사용층으로 변경할 만큼 남학생 신청자가 늘지 않았고, 해당 층을 여학생과 남학생이 함께 사용하는 층으로 변경할 경우 입사생의 불편이나 학부모의 반대 등 민원이 발생하므로 기숙사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인권위 조사결과, A기숙사의 남녀 신청 비율은 각각 2016년 2학기에 19.6%, 80.4%였고 2017년 2학기 24.4%, 75.6%, 2018년 2학기에 26.4%, 73.6% 등으로 남학생의 지원 비율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더불어 최근 3년간 평균에서도 남녀 지원 비율이 각각 21.9%, 78.1%로 남학생의 지원 비율이 입사 배정비율에 비해 6.8%포인트(1.5배)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A기숙사의 경우 각 호실별로 화장실, 세면실이 설치돼 있어 남학생과 여학생이 같은 층을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성별에 의한 불안감과 사적 공간 침해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지 않다"며 "설령 이용자들이 공간분리를 원하더라도 화재연동 간이문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1개 층을 2개의 구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A기숙사가 대학생의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공공기금을 투입해 마련한 시설로서 입사생 모집 시 사회적 우선배려대상, 원거리 거주 등 주로 경제적 지원 필요성의 기준에 따라 선발하고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입사생 모집 시 특정 성별을 우대해야 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해당 기숙사 대표이사에게 입사신청자의 성별 현황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운영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