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ㆍ스마트폰ㆍ디스플레이 줄줄이 하락세... '가전'만 자존심 지켜

2019-01-31 09:42

삼성전자 모델들이 삼성봇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삼성봇 리테일, 삼성봇 케어, 삼성봇 에어.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지난 한 해 6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반도체ㆍ스마트폰ㆍ디스플레이 등 주요 세 부문의 영업이익이 줄줄이 하락하며, 호실적을 무색해했다. 그나마 가전은 프리미엄 TV 등이 선전하면서 삼성전자의 자존심을 지켜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59조2700억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매출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7년 4분기(65조9800억원)보다 10.2% 줄었고, 전분기(65조4600억원)에 비해서도 9.5%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년 전(15조1500억원)에 비해 28.7% 축소됐다. 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을 밑돈 것은 2017년 1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이다. 이는 증권사의 전망치 평균(13조3800억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어닝 쇼크로 평가된다.

그러나 지난 한 해 동안 이어진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슈퍼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전체로는 매출 243조7700억원, 영업이익 58조8900억원을 기록하면서 2017년(매출 239조6000억원·영업이익 53조6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고 성적표를 써냈다.

그러나 4분기 실적 부진으로 인해 연간 영업이익 60조원을 처음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는 무산됐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실제 부문별 세부 내용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8조7500억원, 영업이익 7조77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같은 기간 매출(14조8600억원)과 영업이익(4조9500억원) 대비 각각 20.7%, 36.3% 감소한 수치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8.19달러까지 올랐던 DDR4 8Gb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해 10월 한 달 만에 7.31달러로 10.74% 급락했다. 11월에도 7.19달러로 내림세를 이어갔다. 8GB PC D램 모듈 평균 가격 또한 같은 기간 61달러에서 60달러로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도 마찬가지다. 메모리카드와 USB 등에 사용되는 128Gb MLC 제품은 지난해 9월 3.8% 떨어진 데 이어 11월 또다시 6.51% 하락하며 4.74달러를 기록했다. 프리미엄급인 SLC는 32Gb급이 13.2달러로 같은 기간 12.8% 급락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부문은 매출 9조1700억원, 영업이익 97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7조4200억원)은 2조원가량 증가했지만, 오히려 영업이익(1조3400억원)은 오히려 4000억원나 감소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의 수익성 약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도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졌다. IM 부문은 지난해 4분기 4분기 IM부문은 매출 23조3200억원, 영업이익 1조51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2조4000억원) 대비 1조원 가까이 줄었다.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시장 성장 둔화에 따라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 등이 실적 하락에 영향으로 준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가전을 담당하는 CE 부문은 상대적으로 내실을 튼튼히 하며, 삼성전자의 자존심을 지켜줬다. CE 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7900억원, 영업이익 6800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영업이익(4300억원) 대비 36.8%나 늘어난 성적이다. 지난해 연말 성수기를 맞아 초대형∙QLED(퀀텀닷) TV 등의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로 실적이 감소했다"면서 "모바일 사업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성장 둔화에 따른 스마트폰 판매 감소로 실적이 줄었으나 TV와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