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민생안정대책] '비상금'까지 풀어 설 경기 살리기
2019-01-23 05:00
예비비ㆍ특별교부세 등 35조원 투입
중기ㆍ소상공인 지원에 94% 집중
중기ㆍ소상공인 지원에 94% 집중
정부가 올해 설 명절을 앞두고 35조원이 넘는 재원을 소비한다. 명절 연휴를 계기로 민간소비와 관광,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경기부양 효과를 보겠다는 계산이다.
그런데 이번 설 민생안정대책 지원규모의 94%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보증 확대에 집중됐다. 고용‧산업위기 지역을 지원하는 데 설 대책 최초로 예비비와 특별교부세를 활용하기로 했다.
청년 추가고용 장려금 지급 같은 일자리사업도 이번 대책에 담겼는데, 나중에 쓸 예산을 1~2월로 당겨 집행하고, 올 한 해 만들기로 한 노인 일자리 30%를 1월에 몰아넣기로 했다.
◆명절에 소비할 돈 ‘일자리‧중기‧소상공인’에 미리 푼다
정부는 22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설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설 대책 규모는 지난해보다 6조원 늘어난 35조2000억원이다.
전통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한 성수품 구매 명절자금 대출 지원 규모는 50억원이다.
정부는 설 대책 최초로 예비비와 특별교부세 900억원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예비비는 미리 짜놓은 예산 이외에 예측할 수 없는 지출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비상금’ 개념이다. 특별교부세는 지자체에 특별한 재정수요가 발생했을 때 중앙정부가 주는 교부세다. 태풍 같은 피해를 받은 지역에 정부가 주는 게 바로 특별교부세다.
정부는 이 예비비와 특별교부세를 고용‧위기산업지역에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사업은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부대비용과 군산‧창원 등 9개 위기지역 대상 공공근로 사업(1만명 수준) 인건비 등이다.
특히, 정부는 올해 노인 일자리 61만개 중 30%인 18만개를 1월 중에 조기에 공급하기로 했다. 단기성 일자리인 노인 일자리를 미리 당겨 공급하기 때문에 연말쯤에는 노인들을 위한 단기 일자리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고용부의 지역고용촉진지원금과 청년 추가고용장려금 등 일자리 사업 예산은 1~2월 12억원이었는데, 이를 1366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복지부의 재정지원일자리 사업의 81.8%(83만8000개 중 68만5000개)도 1~2월 중 집행을 추진한다.
◆‘평창특수’ 사라진 2019년 설··· 지역 축제‧행사 총동원
지난해 설 대책은 평창동계올림픽과 연계해 마련됐다. 지난해 2월에는 설 명절을 중간에 포함한 ‘평창 여행의 달’도 운영했다.
‘평창특수’가 사라진 올해는 코리아그랜드세일과 지역축제 등을 연계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방침이다.
코리아그랜드세일은 이달 17일부터 내달 28일까지 진행된다. 참가업체 수는 830여개다. 교통‧숙박‧식음‧관광 등의 부문에서 ‘최대 85% 할인 제공’ 카드를 꺼냈다. 이번 코리아그랜드세일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지역 연계버스나 지역리조트 할인 같은 방법으로 지역관광 활성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얼음낚시는 경기와 강원 등 11곳에서 열리고, 눈꽃축제는 충남과 강원 2곳, 불빛축제는 경기와 대구 등 5곳에서 열린다. 또 국립박물관 14곳 등 박물관이나 4대 고궁 같은 문화유적을 무료로 개방한다. 농촌체험 휴양마을에서도 최대 20% 할인과 연계 이벤트를 마련했다.
정부는 이번 명절 기간 서민 장보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도 포함했다. 15개 핵심 성수품 공급을 1.2~2.8배 확대해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고, 선물세트 등을 최대 50%까지 할인판매하는 직거래장터와 특판장을 2644개소(전년 대비 35개소 증가) 개설한다.
전통시장상품권은 개인구매 할인율을 5%에서 10%로, 한도도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했다. 지난해보다 1500억원 증가한 4500억원어치를 판매할 계획이다. 지역사랑상품권도 630억원 증가한 1250억원어치를 판매한다.
정부는 설 명절 직전인 다음 달 1일까지 주요 품목에 대한 물가조사를 매일 실시하고, 가격표시제 실태점검과 부정유통‧위생 같은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