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가정 85% "주거비 부담으로 이사"…월세 비중 늘고 규모는 줄어

2019-01-14 09:33
평균 이동횟수 5.4회…자가→전·월세 비중 50%

서울시내 다가구주택 등 밀집 모습. [사진=노경조 기자]


한부모가정 10가구 중 8∼9가구가 집을 옮기고, 이들 중 절반은 자가에서 전·월세 혹은 전세에서 월세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집 규모를 줄인 한부모가정의 비율도 40%에 달했다.

14일 대한부동산학회에 따르면 김승희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내놓은 '한부모가족 형성 과정에서 주거상태 변화와 주거이동 유형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전국 한부모가정 24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밝혔다.

조사 대상가구의 85.4%가 한부모가정이 된 이후 주거 이동을 했고, 평균 이동횟수는 5.4회였다. 현 주택 거주기간은 3.4년에 그쳤다. 세부적으로 이동횟수는 3~4회가 32.5%로 가장 많았고, 이어 1~2회가 31.7%, 5~6회 14.6%, 7회 이상 6.7%였다.

또 응답자의 절반(50.0%)이 한부모가정이 된 직후 자가에서 전세나 월세, 전세에서 월세로 주택 점유 형태가 바뀌었다고 답했다.

한부모가정이 되기 이전 자가 및 전세 비중은 각각 26.8%, 25.0%였으나, 한부모가정이 된 직후에는 6.5%, 17.1%로 감소했다. 대신 월세 비중이 23.6%에서 32.4%로 증가했다.

주택 유형은 한부모가정이 되기 이전에는 아파트와 다세대·다가구 비중이 각각 36.9%로 같았지만, 이후에는 다세대·다가구 비중이 49.8%로 크게 늘고 아파트는 20.0%로 줄었다.

이와 함께 한부모가정이 된 이후 집 규모를 줄였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43.0%로 집계됐다. 이들은 평균 16㎡를 줄여서 이사했다. 주택 규모는 33∼46㎡가 34.5%로 가장 많았고 99㎡은 2.2%에 불과했다.

이사의 이유로는 '주거비 부담'이 28.7%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상황이 어쩔 수 없어서'가 25.8%, '생활비 부담'이 17.1%로 조사됐다.

결국 한부모가정의 절반 이상이 경제적 문제로 인해 집을 옮긴 것이다.

조사 대상자의 월평균 소득은 141만원, 이 중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20.1%로 나타났다. 결혼상태는 이혼 49.8%, 미혼모·부 39.7%였다. 자녀 수는 1명이 54.6%, 2명은 33.8%였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한부모가정이 안정적인 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시의적절한 주거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제 올해부터 전세 임대주택 지원금과 공공주택 분양 등에서 한부모가정도 신혼부부와 비슷한 수준을 혜택을 받도록 하는 등 범정부적 정책이 나오고 있다.

김 교수는 "한부모가정이 된 후 주택점유 형태와 거주 주택유형, 주택면적 등에서 하향 이동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며 "이렇게 형성된 하향된 주거 수준은 한부모가정 형성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만큼 한부모가정 형성 직후 주거서비스에 대한 정책적 개입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임차 한부모가정이 부담 가능한 전·월세 주택을 늘리고, 지급 가능한 범위의 임대주택을 유지하는 정책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