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가 신재민 고발 취하 여부 즉답 피한 이유는?...'신재민 딜레마'

2019-01-09 12:51
홍남기, 9일 경제활력대책회의 마치고 기자 만난자리에서 신재민 고발 취하여부 답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9일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에 대한 고발 취하 여부에 대해 방침 정해지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깊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을 비롯해 사회단체들까지 나서서 신재민 전 사무관에 대한 기재부의 검찰 고발 취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29·30일 신재민 전 사무관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청와대의 기재부 압박설' 의혹을 제기한 2편의 영상을 각각 올렸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지난 2일 신재민 전 사무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신재민 전 사무관의 기자회견을 비롯해 기재부의 해명, 신 전 사무관의 잠적 이후 병원 입원 등이 연이어 전개됐다.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려고 했던 신 전 사무관의 행동에 여론도 오히려 그를 응원했다. 이미 그의 유튜브 영상에는 응원의 댓글이 이어졌다.

다만, 이같은 상황 속에서 기재부가 검찰 고발을 취하하는 데 상당히 고심하는 데는 정치권의 자의적인 해석이 어떻게 뛸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고발한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고발 취하 시 야권의 맹공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한 정치권 인사는 "기재부가 고발을 취하할 경우 비밀누설 등 신재민 전 사무관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빚어질 뿐더러 정부 입장에서는 비슷한 정부 누설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질 수도 있다"면서도 "현 상황에서 청년이 극단적인 선택까지 취하도록 몰아세운 기재부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여론이 크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홍남기 부총리 역시 고소 취하 여부에 대해 일단 개인적인 차원에서 고민해본다며 기관의 공식 입장을 뒤로 미룬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로는 신재민 전 사무관의 의혹 폭로 사안과 관련, 고발 취하 여부보다는 정부 정책에 대한 시각 차가 큰 내부 공직사회의 소통 부재 등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재부 한 고위 관계자는 "신재민 전 사무관에 대해서는 참 안타깝다"면서 "너무 안좋은 방향으로 몰아세우려는 의도는 없고 사실 여부를 해명하는 차원에서 전개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