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급식에도 ‘초코우유’…낙농업계 반발, 왜?
2019-01-08 19:36
흰우유 줄이고 가공유, 대부분 수입 분유로 만들어…군납 줄면 소비감소 불가피
국방부가 장병 급식 품목으로 ‘흰 우유’ 공급 횟수를 줄이는 대신, ‘가공우유’를 보급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낙농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국민들의 흰 우유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8일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실과 유업계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해 말 ‘전군 급식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내년부터 가공우유를 매달 2차례씩 제공하는 방안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방안이 확정되면 2019년 군납우유에 딸기와 초코 등 가공우유가 추가된다. 다만 연간 24회 가공우유을 공급하기로 함에 따라, 흰 우유 공급횟수는 연간 26회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군대 납품은 장병들 수만큼이나 규모가 큰, 무시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정기적으로 군대에 들어가기 때문에 흰 우유 재고를 100% 소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원유에 탈지분유 또는 전지분유, 인공색소를 넣어 만드는 가공우유를 넣게 되면 국산 흰 우유 소비가 덩달아 감소할 것이란 설명이다. 가공우유를 추가하게 되면, 각 조합에서 원유에 가공유 제조 과정을 추가해야 하는 만큼 비용 부담이 더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민간업체의 참여도 낙농가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군대 납품은 흰 우유의 경우 국방부와 협약에 따라 서울우유협동조합이나 지역낙농조합에서만 납품하고 있다. 가공우유나 치즈, 요구르트 등은 가격입찰 방식으로 매일이나 남양유업과 같은 민간업체도 참여 가능하다.
김현권 의원실은 “가공유라는 게 원유도 들어가지만, 분유를 물에 타서 첨가물을 넣는 과정을 거친다. 인위적 첨가제에 분유를 더한 제품 보다는 흰 우유가 장병들 건강에도 좋지 않겠느냐”라며 “이번에 가공우유를 추가하면 실질적으로 우유 급식 시장에서 흰 우유 소비가 줄어 둘 수도 있다. 우유도 식량인데 국내 식량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유업계 관계자는 “군인도 사람인데, 흰 우유만 먹는 것 보다는 딸기, 초코 등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면 좋지 않겠나”라며 “국민 건강 보다는 내부 의견싸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