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경제위기 극복 '변화·혁신' 외쳤다

2019-01-02 19:54
-시무식 열고 새해업무 돌입

[사진=아주경제 미술부]


삼성, 현대차,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이 2일 일제히 시무식을 열고 본격적인 새해 업무에 돌입했다. 이날 그룹 총수들은 신년사 발표를 통해 일제히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대외 환경이 급변하고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어려운 상황 속에 생존을 위한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삼성 “100년 기업 도약”, 현대차 “과거 틀 벗어던져야”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 경제상황을 ‘위기’로 진단한 뒤, 혁신 기술로 올해를 지속성장의 계기로 만들 것을 당부했다. 이날 시무식에 이재용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김 부회장은 “올해는 삼성전자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라며 “10년 전에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도약한 것처럼, 올해는 초일류·초격차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자”고 당부했다.

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차세대 제품과 혁신 기술을 앞세운 신성장 사업 육성 △건설적인 실패를 격려하는 기업 문화 △신기술에 대한 과감한 도전과 투자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사자성어인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인용하며 “개발·공급·고객 관리 등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점검해 기존 사업의 기반을 더욱 견고히 하자”고 말했다. 법고창신이란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아야 하고 새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올해 첫 현대차그룹 시무식 주재에 나선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기존과는 확연하게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다"며 과거의 틀을 과감하게 벗어던질 것을 주문했다.

정 부회장의 주문 사항은 △사업 경쟁력 고도화 △미래 대응력 강화 △경영·조직 시스템 혁신 등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그는 “미래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것”이라며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과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수소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정 부회장은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자해 수소전기차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다양한 산업에 융합해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사회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SK "최우선 가치는 행복" LG "고객 중심 경영"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더 큰 행복을 만들어 사회와 함께할 것”이라며 행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한 4가지 행동원칙도 제시했다.

그는 “먼저 회사의 제도 기준을 관리에서 행복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문하며 “핵심성과지표(KPI)의 사회적 가치(SV) 비중을 50%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고객, 주주, 사회 등으로 구성원의 개념을 확장해야 한다”며 “유·무형의 자산을 공유해오고 있는 우리 협력업체를 SK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작은 실천 방법들을 만들어 나갈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미 경제적 가치(EV) 창출을 위한 최적화된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며 “여기에 인사하기, 칭찬하기, 격려하기 등 작은 실천이 더해진다면 분명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10분 동안 '고객'이라는 단어를 무려 30차례나 언급하며 고객 중심의 경영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주는 것 △한두 차례가 아닌,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 등 고객 가치에 대한 3가지 기준도 제시했다.

아울러 그는 23만명의 구성원과 파트너사들의 신뢰와 협력에 대해서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창업 이후 70여년이 지난 지금, LG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23만명 구성원들의 열정과 헌신, 수많은 파트너사들의 신뢰와 협력 그리고 무엇보다 LG를 응원해주신 '고객'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고객과 사회로부터 진정 사랑받는 LG, 새로운 LG의 미래를 다 같이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