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올해의 한자 '翻'...차이잉원 운명 뒤집혀
2018-12-13 15:42
정부-국민 간 신뢰 관계 변화·지방선거 결과 등 반영
2위는 '醒', 올해 깨우친 해 시사
2위는 '醒', 올해 깨우친 해 시사
대만 국민들이 '(결과를) 뒤집는다', '(정권을) 뜯어고친다'는 뜻을 가진 '번(翻)'을 올해 한자로 꼽으며 대만 지방 선거 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지난달 24일 전국 22개 시·현 선거에서 대만 집권 여당인 민진당이 야당에 참패했고, 이로 인해 불신이 가득했던 정부와 국민 관계를 크게 바꾼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1일 대만 연합신문망 등에 따르면 대만 국민 5만7548명이 참여한 가운데 '날 번(翻)'이 1만929표를 얻어 올해의 한자로 선정됐다.
대만은 매년 각계 주요 인사들로부터 52개의 한자를 추천받아 국민 투표로 올해의 한자 순위를 매긴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문가들로부터 53개의 한자를 추천받았고, 전화 투표로 순위를 매겼다. 이 행사는 올해로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당시 지방선거에서 탈(脱)중국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이 친중 성향인 국민당에 패배했다. 국민당은 총 22개의 시·현 지방단체장 가운데 3분의 2에 달하는 15곳을 확보했다. 특히, 수도 타이베이(臺北)에서 민진당 후보가 3위에 그쳤고, 지난 20년간 민진당의 표밭이었던 가오슝(高雄) 시장 자리를 야당 후보에게 빼앗기는 반전이 일어났다.
샤오헝첸(蕭衡倩) 연합보 총편집인은 "차이 총통이 집권한 후 연금 개혁, 주5일제 근무 법규, 양안 관계 등에서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이 때문에 정부와 국민 간의 신뢰가 바닥에 치달았고, 이에 국민당이 대승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한자 2위는 장산정(張善政) 행정원 전 원장이 추천한 '깰 성(醒)'이 뽑혔다. 그는 민진당에 기대를 건 국민들이 지난 2년 동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고, 크게 실망해 올해에는 국민당으로 눈길을 돌렸다며 성을 올해의 한자로 꼽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 밖에 '구를 전(轉)', '싸울 투(鬪)', '변할 변(變)', '거짓 가(假)', '번민할 민(悶)', '가릴 선(選)', '근심 우(憂)', '뒤섞일 효(淆)' 등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