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경기과열 막으려면 금리 더 올려야"

2018-10-31 09:32
"재정적자 지속불가능" 경고도…"요술지팡이 있다면, 증세 할 것"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AP·연합뉴스]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경기과열을 피하려면 연준이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지속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증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옐런 전 의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가진 회견 중에 "이 시점에서 성장세를 지속가능한 속도로 안정시키고, 노동시장을 안정시켜 과열을 막으려면 금리를 두 번 더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향후 10년간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가 평균 3%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 지점에 도달하려면 연준이 금리를 세 번 더 올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이 올 들어 세 차례 인상한 기준금리는 2~2.25%까지 올랐다. 연준은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했고, 시장에서는 12월이 유력한 시기로 거론된다.

옐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준 비판도 문제삼았다. 그는 대통령도 자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는 있지만, 금리인상은 지극히 적절한 행보라며 연준을 두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준이 미쳤다"고 하는 등 과격한 어조로 잇따라 연준의 금리인상을 비판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인상으로 경제를 질식시키려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옐런은 트럼프의 발언이 연준의 독립성을 해치고, 이는 결국 미국 경제에도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의회가 부여한 책무를 다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정책을 펼 때 경제도 더 잘 기능했다고 설명했다.

옐런 전 의장은 연준의 과도한 통화긴축이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같은 위험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며, 2020년에나 위험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옐런은 아울러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지속불가능한 수준으로 늘고 있다며 요술지팡이가 있다면, 세금을 늘리고 은퇴자들에 대한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끝난 2018회계연도 기준 미국의 재정적자는 7790억 달러로 2012회계연도 이후 6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세출이 3.2% 늘었지만, 세수가 0.4%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재정적자가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재정적자가 늘어난 건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성장을 위해 법인세를 비롯한 세금을 줄인 반면 재정지출은 늘린 탓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