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회장 "외부감사 기준 후퇴하고 있다"

2018-09-06 15:55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한국공인회계사회 제공]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감사법을 고쳤지만 최근 외부감사 기준을 보면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서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외부감사법 시행령에 대해 이런 견해를 밝혔다.

지난 7월 말 금융위는 시행령을 통해 외부감사 제외 대상인 자산규모 기준을 120억원 미만으로 조정했다. 중소기업 부담을 덜어주려는 조치로 기존안과 비교해 20억원이 늘었다. 반면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 500억원이 넘는 회사는 의무적으로 외부감사를 받아야 한다.

최 회장은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이 중소기업을 도와주는 것"이라며 "회계감사에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단순히 기업의 비용을 늘리는 관점에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상장사 감사 요건을 회계사 40인 이상 법인으로 정한 것에 대해서는 단계적인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 회장은 "숫자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지방 회계법인이 처한 현실을 좀 더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회계법인들이 사무소를 여러 곳 두고 하나의 법인으로 운영하는 등 규정을 악용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이는 극히 일부"라며 "대부분 회계사는 규정을 준수해왔다"고 덧붙였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연구개발비 자산화 처리 논란과 관련해 최근 금융당국의 감독기준 완화 방침에 대해서는 "대환영"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IFRS(국제회계기준)는 전문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전제를 두고 다음 단계로 나가야 한다"며 "전문가의 판단이 주된 의심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인회계사 시험 선발 인원을 늘리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최 회장은 "최근 국제회계사연맹(IFAC)에서 나온 보고서를 보면 인공지능(AI)이 도입될 경우 감사에 투입되는 인력이 6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나와있다"며 "이런 환경에서 회계사를 늘리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