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여중생 사망, 성폭행 남학생 처벌 못한다?… "소년법 개정하라" 국민청원 봇물
2018-08-30 00:03
이에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B양은 지난달 20일 연수구 한 주택에서 목을 맨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들은 성폭행 피해 의혹을 재기하면서 경찰에 수사를 촉구했다.
경찰은 수사를 진행, B양을 성폭행한 남학생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군 등 2명은 경찰에서 "B양을 성폭행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B양의 극단적 선택과 연관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에 해당하기 때문에 법원 소년부로 송치하는 선에서 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형사 미성년자(만 14세 미만)에게는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소년법 개정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청원인은 "여중생이 성폭행을 당하고 괴로워하다 자살을 선택했다"면서 "이러한 범죄가 자꾸 반복되는데 소년법 개정이 필요하다"도 강조했다.
다른 청원인도 "가해자의 인권만 중요하고 피해자의 인권은 중요하지 않냐"면서 "형량이 너무 낮기 때문에 중·고등학생들의 악질적인 범죄가 일어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소년법 개정 여론이 확산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9월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이 논란이 되면서 소년법 개정 청원에 40만명이 참여한 바 있다.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을 엄벌하라는 국민의 요청은 정당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이 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 아주 단순하게 한 방에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오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일차적으로는 범죄 예방이 필요한데 예방은 감옥에 넣는 것보다 더 어려운 문제"라면서 "진짜 해결방법은 소년법에 있는 10가지 보호처분을 활성화시키고 실질화 시키고 다양화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23일 형사 미성년자 기준을 현행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