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20년만에 사명 변경···M&A 속도 붙나?

2018-08-23 19:00
내달 3일부터 '오렌지라이프'로
신한지주 인수땐 또 변경 가능성
비용 축소 위해 협상 앞당길수도

[사진=신한생명]


ING생명이 20여년 만에 사명을 변경한다. 신한금융지주와의 인수합병(M&A)이 생각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은 탓이다.

내달 초 사명 변경 이후 신한금융지주로 인수가 확정되면 가까운 시일 안에 다시 간판을 바꿔야할 수도 있다. 원치 않은 지출이 늘어나는 셈이다. 사명 변경을 단 한 번으로 최소화하기 위해 M&A 작업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ING생명은 이날 서울 중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명을 '오렌지라이프(Orange Life Insurance, Ltd.)'로 바꾸는 정관 변경 안건을 승인했다. 이는 네덜란드 ING그룹과 체결한 브랜드 사용계약 기간이 올해 말 만료되는 데 따른 조치다.

ING생명이 간판을 교체하는 것은 1999년 이후 약 20년만이다. ING생명은 그 이전 네델란드생명보험의 사명을 썼다.

당초 금융권 일각에서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신한금융지주와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사명 변경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예정대로 정관 변경이 결정되면서 내달 3일부터 새로운 사명으로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명 변경으로 M&A 작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NG생명이 오렌지라이프로 사명을 바꾼 이후 신한금융지주에 피인수된다면 또 다시 간판을 바꿔야 할 수 있는 탓이다.

사명이 한 번 바뀌면 회사 간판이나 사무용품, 상품설명서, 판촉물 등을 전부 바꿔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지점 한 곳 당 적어도 1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M&A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면 사명 변경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명을 바꿔야 하는 내달 3일 이내에 계약이 체결될 수 있다는 의미다.

M&A의 성사 여부는 가격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2조4000억원을 신한금융지주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신한금융지주는 '과도하게 투자하지 않겠다'는 자체 방침을 대내외에 알리며 가격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ING생명 인수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가격 산정 등) 디테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ING생명 관계자는 "사명 변경 작업을 실행해야 한다면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며 "다음달 전에 협상이 마무리되면 좋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사명 변경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