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실적 개선세 뚜렷···전영현 리더십 빛났다
2018-07-30 13:30
2분기, 매출 2조2480억·영업익 1528억원
ESS·원형전지 매출 확대로 전지부문 큰 폭 성장
지속적 혁신 통해 '제2 도약' 나서
ESS·원형전지 매출 확대로 전지부문 큰 폭 성장
지속적 혁신 통해 '제2 도약' 나서
전영현 사장이 이끄는 삼성SDI가 올해 2분기 큰 폭의 실적개선을 이루며,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2016년만 해도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3월 전 사장이 취임하면서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SDI는 올해 2분기 매출 2조2480억원, 영업이익 1528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2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인 1200억원대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지난 1분기 삼성SDI의 영업이익(720억원)보다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1조4685억원)은 53.1%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1년 전(54억원)의 약 28배(2696.5%)에 달했다.
◆ 자동차·ESS 등 중대형전지 실적 이끌어
이 같은 호실적은 자동차·ESS(에너지저장장치) 등에 쓰이는 중대형전지와 소형전지 등 전지사업부문이 이끌었다. 전지사업부문 매출은 전분기 대비 3102억원(21.9%) 늘어난 1조7273억을 기록했다.
소형전지에서는 원형전지가 전동공구용 고출력·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논(Non)-IT 시장을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폴리머 전지는 신규 스마트폰 출시의 공백으로 일시적 둔화를 겪었다.
전자재료사업부문은 매출 518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89억원(5.9%) 늘었다. 반도체 소재의 전방산업 수요 확대, 디스플레이 소재의 고객 다변화로 매출이 증가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삼성SDI의 이 같은 호실적은 예상하기 어려웠다. 삼성SDI는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특히 2016년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로 영업손실이 무려 9263억원에 달했다.
◆ 전영현 리더십 빛났다···48주년 맞아 올해 '제2 도약'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그간의 부진을 털고,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데에는 전 사장의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전 사장은 스마트폰 등 중소형 배터리 위주였던 사업구조를 ESS·자동차용 배터리 등 대형 전지로의 체질 전환을 주도해 경영 정상화를 꾀했다. 또 생산 공정을 개선하고, 내부 조직 효율화에도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혁신을 위해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드는 등 내부 분위기 쇄신에도 힘쓰고 있다.
전 사장은 이 같은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제2 도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창립 48주년이었던 지난 1일, 전 사장은 △차별화된 기술력 △역량 있는 인재 육성 △혁신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올해 삼성SDI의 새 실천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초연결(hyper-connectivity)을 특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배터리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시장이 급성장하고 경쟁력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올해 하반기 전 사업 분야에서 실적 개선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올 2분기 신규 스마트폰 출시 공백으로 다소 주춤했던 폴리머 배터리 공급을 확대한다. 삼성SDI는 이날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신규 배터리 용량 증가와 5G(세대) 장비 등장으로 향후 소형 전지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동공구가 50%를 차지하는 원통형 배터리 시장에서는 연평균 10% 이상의 고성장을 예측했다.
액정표시장치(LCD)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편광필름의 경우 고부가 제품 확대로 위기를 돌파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회사측은 "LCD 패널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세로 편광필름 판가 인하 압박이 있지만, 하반기에도 고부가제품 확대와 차별화된 신제품으로 수익성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사에서는 올해 삼성SDI의 사상 최대 실적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해 매출액은 작년보다 34.8% 늘어난 8조5255억원이며, 영업이익은 300%나 증가한 4680억원으로 집계됐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라며 "반도체 소재를 중심으로 한 전자재료 부분의 고수익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형과 폴리머 중심의 소형전지의 수익성 호조와 ESS 및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의 동반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