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TDF' 살 때 체크할 건?

2018-07-08 18:20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인 안전성 중요
국내 운용사는 대부분 노하우 부족…제휴 해외 운용사 파악해야

노후준비 대세로 떠오른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살 때 무엇을 눈여겨봐야 할까.

8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 7곳이 내놓은 66개 TDF 수탁액은 이달 5일 기준 1조661억원에 달했다. TDF가 처음 나온 지 2년밖에 안 됐지만, 이상적인 노후준비 상품이라는 입소문 덕에 상품 수와 수탁액이 빠르게 늘고 있다.

◆단기성과보다 운용철학 주목해야

이름도 낯설었던 TDF 수가 이제는 70개에 육박하고, 하나만 고르려면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일반 투자자라면 가장 먼저 수익률에 눈이 갈 것이다. 반대로 전문가는 단기성과보다 자산운용사별 운용철학을 비교하라고 조언한다. TDF는 타깃데이트펀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운용하는 상품이어서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긴 생애주기(데이트)별로 투자대상(타깃)을 바꾸는 만큼 일시적인 수익률은 중요하지 않다.

TDF는 자산을 배분할 때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삼는다. 그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정한다는 얘기다. 물론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위험자산인 주식 비중을 줄인다. 단기성과보다는 장기적으로 얼마나 안전하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물론 TDF가 나온 지 얼마 안 돼 긴 시간에 걸쳐 검증을 통과한 상품은 아직 없다. 그래도 선진국에서는 역사가 길고, 대표적인 노후준비 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까지 TDF를 가장 많이 판 곳은 가장 먼저 뛰어든 삼성자산운용이다. 회사별로 설정액을 보면 삼성자산운용이 현재 4472억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2230억원)과 한국투자신탁운용(2000억원), KB자산운용(847억원), 한화자산운용(350억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281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151억원) 순으로 설정액이 크다.

◆제휴 맺은 해외 운용사도 따져야

우리나라에 나온 TDF는 대부분 해외 자산운용사를 통해 자문을 구하거나 위탁운용한다. 어떤 해외 자산운용사와 손잡고 있는지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삼성자산운용 '한국형 TDF'는 미국 캐피털그룹에서 전적으로 운용을 맡는다. 이 상품은 주로 해외 주식과 채권에 분산투자한다. 국내자산 비중은 2%에 불과하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캐피털그룹은 보수적으로 투자한다"며 "주식시장이 호황일 때 단기성과에서 뒤처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TDF 알아서'는 자국기업 투자를 선호하는 현상을 고려해 국내자산 비중을 20% 안팎으로 책정하고 있다. 미국 TDF 전문업체인 티로프라이스가 자산배분 전략을 짠다.

지수(인덱스)를 추종하는 '패시브형 TDF'도 있다. 수익률을 높이려고 적극적으로 편입자산을 고르는 '액티브형 TDF'보다 적은 보수를 받는다. KB자산운용은 상장지수펀드(ETF)에 강한 미국 뱅가드자산운용과 손잡고 패시브형 TDF인 'KB 온국민 TDF'를 내놓았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내놓은 '키워드림 TDF'도 패시브형 상품이다.

한화자산운용은 JP모건과 제휴했다. 패시브와 액티브 전략을 조합해 포트폴리오를 짠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프랑스 BNP파리바 계열사인 멀티에셋솔루션으로부터 자문을 받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 자산운용사와 제휴하는 대신 독자적으로 운용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TDF를 내놓기 시작한 지 2년밖에 안 됐다"라며 "아직까지는 운용 노하우나 자산배분 역량이 부족한 자산운용사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