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문제에 흔들리는 메르켈..대연정 파트너 이탈 가능성
2018-07-02 11:10
대연정 파트너 제호퍼 내무장관 사임 의사 밝혀
대연정 붕괴설도 재차 거론
대연정 붕괴설도 재차 거론
지난주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난민문제에 대한 합의를 내놓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대연정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메르켈 총리의 대연정 파트너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이 EU정상회의 결과에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사임 의사를 밝힌 탓이다.
도이체벨레와 AFP 등 주요 외신들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제호퍼 장관이 1일(이하 현지시간) 내무장관직과 기독사회당 당대표직을 모두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EU 정상들의 난민문제 합의로 난민문제를 둘러싼 독일 대연정의 갈등이 진정될 수 있겠다던 종전의 예상은 빗나갔다.
앞서 제호퍼 장관은 다른 나라에서 망명을 신청한 난민들이 독일로 건너온 경우 이들을 강제적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요구해왔다. 지난주 EU정상들은 유럽 전역에 난민 심사센터를 건립하고 국경 통제를 강화하기로 하는 등 합의를 도출했으나 제호퍼 장관은 실망감을 나타내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아직 제호퍼 장관의 사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기민당은 제호퍼 장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설득하고 있다. 제호퍼 장관도 메르켈 총리와 난민정책에 대해 한 번 더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일 "우리는 독일 국경에서 난민들을 되돌려보내는 이 핵심 문제에 대해 합의점을 찾는 시도를 하고 싶다"면서 "그 밖의 모든 것은 그 이후에 결정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경우 메르켈 총리는 소수 정부를 이끌게 되는데 의회에서 지원을 받을 수 없으므로 정책을 추진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진다. 따라서 녹색당 혹은 자유민주당과 또다시 연정 구성을 협의해야 한다.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조기 총선을 치를 수도 있다.
메르켈 총리는 2015년부터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서 분쟁과 가난을 피해 유럽으로 밀려오는 난민들을 100만명 이상 받아들여 ‘난민의 어머니’로 통해왔다. 당시만 해도 독일 사회에서 난민에 대한 반감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난민과 관련한 범죄가 보고되고 망명을 신청했다가 거부된 많은 난민들이 자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불법체류자로 남으면서 반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난민 수용을 강조하던 중도좌파 사민당은 1949년 이후 가장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하고, 반이민을 앞세운 독일을위한대안(ADf)이 의회에 입성하며 선전한 것 역시 난민 유입에 대한 독일 사회의 정서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