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손흥민 불화설...‘총성 없는 전쟁’ 러시아 월드컵 시작
2018-06-08 09:21
한국 축구대표팀(FIFA 랭킹 57위)은 7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의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FIFA 랭킹 59위)와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마지막 공개 평가전은 경기 내용이 아닌 불화설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경기 종료 직전 손흥민은 정우영을 향해 어떤 말을 하며 지나갔고, 정우영은 얼굴을 찡그리며 손흥민에게 대꾸했다. 옆에 있던 수비수 김영권(광저우)은 정우영을 말리는 행동을 취했고, 이 장면들은 방송 중계화면을 통해 전달됐다. 정우영과 손흥민의 이름은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위치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경기 종료 직전 프리킥 장면에서 손흥민이 돌아나가고 정우영이 손흥민에게 패스하기로 했는데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다. 손흥민은 이에 관해 정우영에게 '조금 늦게 찼다면 좋았겠다'라고 웃으면서 말하고 지나간 것이다. 정우영은 '내가 킥을 하는 동시에 네가 스타트하는 줄 알았다'라고 말한 것이다. 정우영의 표정이 일그러졌던 건 경기 막판이라 체력적으로 힘들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과 정우영의 불화설은 대표팀 선수들이 현재 얼마나 큰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두 선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은 낙관적인 전망보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훨씬 많이 듣고 있다. 스웨덴, 멕시코, 독일을 상대로 16강 진출은 어렵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국 축구는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이후에도 칭찬보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기간동안 신태용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상당했다.
월드컵은 4년 마다 열리는 지상 최대의 축구 축제다. 대표 선수들의 플레이뿐만 아니라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큰 관심을 받는다. 그라운드 위에서 팀 동료끼리의 말다툼은 이목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이번 손흥민과 정우영의 불화설은 러시아월드컵을 앞둔 대표팀에 '예방주사'가 될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은 볼리비아전에서 김신욱(전북) 황희찬(잘츠부르크) 투톱 등을 내세우며 전술적으로 전력을 최대한 숨겼다. 대표팀이 숨기고 있는 발톱은 18일 스웨덴과의 러시아월드컵 첫 번째 경기에서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