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망명설 잉락 전 태국 총리...오빠 탁신과 일본서 벚꽃구경

2018-04-04 17:16
최근 중국·홍콩·일본 연달아 방문…주요 인사 접촉해 도움 요청 가능성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사진=연합뉴스]


영국 망명설이 불거졌던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최근 중국 베이징에 이어 일본 도쿄에서 목격됐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여동생인 잉락 전 총리는 지난 29일 개인전용기로 일본에 도착해 당일 도쿄에서 열린 이시이 하지메(石井一) 전 일본 자치상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출판기념일 다음날 일본 공영방송 NHK의 취재요청에 응한 탁신 전 총리는 “지금 태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민주정부의 수립”이라며 “나와 내 여동생은 정의롭지 못한 태국 군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태국 복귀 계획에 대해 탁신 전 총리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대선에서 민주세력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태국 현지매체인 방콕포스트는 탁신 전 총리와 잉락 전 총리가 함께 일본 관광명소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도 추가로 공개해 이들이 현재 일본에 체류 중임을 확인시켰다. 이어 “태국과 일본은 상호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지 않아 잉락에 대한 강제소환을 요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홍콩·일본 등 지역을 연달아 방문한 잉락 전 총리는 일본 방문 중,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재계 인사와 면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성사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태국 과도의회인 국가입법회의(NLA)의 솜차이 사왕깐 원내총무는 “잉락은 관광비자로 입국했고 캄보디아 또는 몬테네그로 여권을 쓰고 있다”며 "그의 일본 방문은 당국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014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잉락 전 총리는 재임 시절 실시한 쌀 수매 정책이 실패하면서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됐다.

이를 군부의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해온 잉락 전 총리는 지난해 8월 25일 선고공판을 앞두고 돌연 자취를 감췄다. 현지 언론들은 그가 오빠인 탁신 전 총리가 망명 중인 아랍에미리트(UAE)로 피신해 영국 망명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바 있다.
 

탁신 친나왓(왼쪽) 전 태국 총리와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일본에서 벚꽃 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타이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