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미복을 입은 갯벌의 신사 ‘검은머리물떼새’를 지켜주세요

2018-04-02 06:00
해수부, 4월의 보호해양생물로 검은머리물떼새 선정

해양수산부는 4월의 보호해양생물로 연미복을 단정하게 차려 입은 신사를 연상케 하는 모습의 ‘검은머리물떼새’를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도요목 조류인 검은머리물떼새는 몸길이 약 45㎝ 가량으로 부리와 다리는 붉은색, 몸 깃털은 검은색과 흰색을 띤다.

주로 해안지역, 섬 바위 등 오목한 곳에 서식하고 굴, 게, 조개, 갯지렁이 등을 먹이로 삼으며 특히 굴을 즐겨 먹어 영미권에서는 ‘굴잡이(Oystercatcher)’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검은머리물떼새는 암수가 짝을 지어 생활하며, 번식기인 4~6월에 땅이나 바위에 둥지를 틀고 2~4개의 알을 낳아 암수가 번갈아가며 알을 품어 새끼를 부화시킨다.

유럽과 아시아대륙에 걸쳐 무리를 지어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관찰되는 개체는 극동아시아 지역에 서식하는 1만1000여 마리 규모 검은머리물떼새 무리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약 4000여 마리는 2008년 연안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서천 유부도를 중심으로 서해안 일대에서 겨울을 보낸 뒤 번식을 위해 극동아시아 캄차카, 중국 동북부 등으로 흩어졌다가, 겨울철이 되면 다시 서해안 일대로 모여든다.

극동아시아에 분포한 검은머리물떼새는 최근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그 숫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Red List) 위기근접종으로 지정돼 있다.

해수부는 지난 2016년부터 검은머리물떼새를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해 상업‧레저 목적으로 포획하거나 유통시키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보호에 힘쓰고 있다.

명노헌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은 “검은머리물떼새는 우리나라 서해안에 서식하는 주요 바닷새이자 생태적 가치가 높은 종으로 관리와 보호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검은머리물떼새 번식‧서식지 환경변화에 따른 개체수 변동 추이, 이동경로 등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관리방안을 수립하여 개체수 회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