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베팅' 인버스펀드에 뭉칫돈

2018-02-13 19:28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는 인버스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38개 인버스펀드에 전날까지 일주일 동안 1320억원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7%가량 내린 데 비해 인버스펀드 수익률은 7.57%로 시장 평균을 크게 앞질렀다.

인버스펀드는 풋옵션 매수, 주가지수선물 매도 등을 통해 추종하는 지수가 내리면 수익을 얻는다.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 하락의 두 배만큼 수익을 얻도록 설계된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200선물인버스2X'(15.44%)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타이거, 한화자산운용 아리랑, KB자산운용 KB스타, 키움자산운용 코세프 등의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도 15% 넘는 수익률을 냈다.

미국 통화정책 변화를 비롯해 증시 방향을 가를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증시에 대한 낙관론도 전보다 약해졌다. 인버스펀드 투자자가 늘어난 이유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완만한 성장과 저금리 덕에 풍부한 유동성이 시장 변동성을 억눌렀던 시기는 앞으로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인버스펀드 같은 상품에만 투자해서는 곤란하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국면에서 인버스 상품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접근보다는 리스크 헤지(위험회피) 목적으로 소규모 편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세계 증시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본격 반등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정현종 연구원은 "최근 조정장은 높아진 인플레이션 기대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금리상승이 원인"이라며 "과열된 자산시장에 대한 일시적인 반작용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훈길 연구원은 "증시 랠리를 유도했던 경기 회복세나 투자심리가 여전히 양호하다"며 "하락세는 길게 봐도 1~2주 안에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