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베 종말 맞은 짐바브웨 거리는 축제중"…"후계자도 이전 권력 핵심부" 독재 재연 우려도
2017-11-22 12:48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37년에 달하는 통치 끝에 사임한 날 짐바브웨는 축제 분위기로 가득찼다. 의회가 무가베 대통령의 사임서를 받았아 공식화하면서 거리에는 무가베 시대의 종말을 축하하는 이들이 거리를 채웠다고 BBC가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에서는 승리와 기쁨의 노래가 곳곳에서 울려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무가베의 사퇴를 통해 짐바브웨가 새로운 자유의 길로 향하는 기회를 얻었다"면서 "짐바브웨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를 지원할 것이며, 짐바브웨 경제 재건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짐바브웨를 식민 지배한 역사를 갖고 있다.
짐바브웨의 야당 대표인 모간 창기라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짐바브웨가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를 통해 새로운 궤도에 올라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짐바브웨 주재 미국 대사관은 "역사적인 순간"이라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키워 평화적이고 분명한 변화를 요구한 짐바브웨 국민들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장기간의 독재에도 불구하고 무가베가 물러나지 않을 수 있던 배경에는 집권 여당 내의 권력분쟁 때문이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여당 내 권력이 분열되면서 무가베에 대항할만 한 힘을 키우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무가베 대통령이 부인에게 권력을 물려줄 야욕을 부리면서 반대 세력들이 더욱 결집하게 됐다.
무가베 퇴진의 결정적 계기가 된 군부 쿠데타의 배후에는 새 대통령이 될 음나가그와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수십년간 무가베 대통령 밑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온 음난가그와는 군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번 쿠데타 역시 그가 물러남과 함께 군부가 움직이면서 시작된 것이다. 때문에 무가베를 끌어내고 새롭게 권력을 계승하기는 했지만, 음난가그와 역시 장기간 무가베 대통령 집권 하에서 권력을 누려온 인물인 만큼, 짐바브웨의 정치적 혁신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