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 논란에 반도체주 신중론 솔솔

2017-10-29 18:00

반도체주 호황이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신중한 접근을 권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29일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이 낸 자료를 보면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내년 1321억6500만 달러(약 151조1000억원)로 정점을 찍고 이듬해 1205억5000만 달러, 2020년에는 1176억7000만 달러로 뒷걸음질칠 전망이다. 즉, 반도체 산업의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이 끝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증권사는 이런 이유로 반도체를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부문 실적 둔화를 예상해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대신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한 6개월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6% 낮춘 9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업황 호황에도 성장동력인 낸드 사업부문의 성장 가시성이 불안정하다는 판단에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은 올해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격상승으로 인한 수요증가율 둔화로 메모리 수급은 약세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공급 증가로 내년에는 이익 사이클이 업그레이드에서 다운그레이드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까지 이어진 반도체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을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D램과 낸드의 출하량 증가율이 예상을 밑돌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4분기 들어서도 예상보다 출하가 크게 늘지 않으면서 반도체 재고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낙관론도 여전히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도 메모리 반도체 빅 사이클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공급 제약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시장 예상보다 우호적인 업황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