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들이 사이렌, 구조·화재진압 장비의 기계음 등 업무 특성상 크고 작은 소음에 시달리며 극심한 난청으로 고통받고 있다.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인천 남동갑)이 소방청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2016년 최근 3년간 소방공무원의 특수건강진단 때 직업병 판명(요관찰·유소견)이 이뤄진 1만9290명 중 소음성난청 대상이 48.9%(9430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의 경우 직업병 판명을 받은 소방공무원 6343명 가운데 절반(3170명)이 소음성난청을 앓고 있었다. 다음으로 '다발성과 그밖의 손상, 중독 및 그 결과'가 796명(12.5%), 난청 등 귀 관련 질환 658명(10.4%) 고지혈증 330명(5.2%)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2007~2017년(6월말 기준) 지난 10년 동안 소음성난청으로 공무상요양을 신청한 소방공무원 9명 중 승인이 난 사례는 겨우 2건에 불과했다. 2명은 2008년 훈련에 사용할 폭음탄을 정비하던 중 4발이 한데 터져 구급차로 옮겨졌고 청력에 직접적인 손상을 줬다는 점이 인정됐다.

반면, 구급·구조·화재 등 현장에서 소방활동 도중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온 이들에 대해서는 소음성난청의 공상이 단 한 차례도 인정되지 않았다. 사실상 특수건강진단 결과, 소방공무원 직업병 1위인 소음성난청이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는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박남춘 의원은 "소방관들이 소음성난청의 위험에 노출되고, 공상 승인을 제대로 못 받는 이유에는 소방청의 방관도 기인한다"며 "소방업무 환경측정에 대해 소방조직 차원의 전문적인 연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