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안 된 '문화 동맥 경화'…문화기반시설 수도권 집중 여전

2017-10-12 06:01
송기석 의원, 문체부 제출 자료 분석…영화관 없는 시·군·구 66곳 달해
문화재 돌봄 사업도 최대 10배 이상 격차 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매해 국정감사 때마다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는 지역별 문화편차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광주서구갑)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공공도서관·박물관·미술관·문예회관·지방문화원 등 문화기반시설은 경기 지역에 504개, 서울 365개, 인천 96개 등으로 전체 문화기반시설의 36.3%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또 2017년 1월 기준, 전국 문화기반시설 보유 상위 20개 시·군·구 가운데 수도권은 12개로 절반이 넘은 반면, 문화기반시설 보유 수 하위 20개 시·군·구는 대부분 비수도권(17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기반시설이 가장 많은 기초지자체는 서울 종로구로 총 65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어 제주도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각각 63개, 62개로 나란히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한편 전국에 영화관이 없는 시·군·구가 66곳에 달해 지역별 문화 향유를 위한 기본적 기반에서도 격차를 드러냈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나주시·화순군 등 14개 시·군·구에 영화관이 없으며, 경북도 영천시·상주시 등 13개, 경남 7개, 강원과 충북도 6개 시·군·구에 영화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대전시 문화재돌봄사업단원들이 예초기로 계족산성(사적 제355호) 주변의 풀을 제거하고 있다. [사진=백제문화원 제공]


문화재에 대한 사전 일상 관리를 통해 사후 보수정비 부담을 경감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1년 도입된 '문화재 돌봄 사업' 상시인력도 지역별로 최대 10배 이상 격차가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재 돌봄 사업은 지자체와 사회적 기업 성격인 '문화재 돌봄단체' 등이 주기적 현장점검 활동을 하면서 잡초 제거, 제설작업, 배수로 정비, 환경미화 등 일상적 관리와 함께 창호, 벽체, 기단, 마루, 기와 등의 경미한 탈락·훼손을 신속히 수리하는 예방적 관리시스템이다.

송 의원이 최근 문화재청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9월 현재 전국 관리대상 문화재 6561건을 관리하는 돌봄 사업 상시인력은 652명이고 이 중 자격증 소지자는 203명, 1인당 관리 문화재 수는 약 10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 돌봄 사업 대상에는 시·도 지정문화재뿐만 아니라 국보나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에 대해서도 사전 예방적 정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관련 자격증 소지자 또는 전문 인력 확충이 반드시 필요한 분야이다. 그러나 송 의원이 분석한 데 따르면, 부산(13명)과 제주(8명)의 경우 상시 인력 중 관련 자격증 소지자가 단 한명도 없어 이들 지역에 대한 문화재 관리 전문 인력 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 의원은 "지방의 문화소외현상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온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도권과 지방 일부 대도시에 문화기반시설이 집중돼 있다"며 "지역별 문화격차 해소를 위한 국가·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