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5일 한미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절차에 사실상 착수한 데 대해 "국익 우선의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익이 우선시되기 위해서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보수야당은 한미 FTA 체결 당시 민주당이 반대했던 것을 거론하며 정부여당에 공세를 가하면서 긴장감을 조성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한미 FTA 개정과 관련해 분야마다 이해관계가 다소 다를 수 있지만 모든 것의 우선은 국익"이라며 "국익을 우선하는 자세로 한미 FTA 개정에 임해줄 것을 관계 당국에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한미 FTA 개정이 도움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야당에 요청드린다"며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는 재협상은 없을 것처럼 변명과 부인으로 일관해왔지만, 미국의 압력에 시험을 앞둔 수험생 형국이 됐다"면서 "국익을 지켜내기 위해 철두철미한 분석과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도 구두논평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국익 우선"이라며 "국내 산업에 미치는 여파를 면밀히 검토하고 점검해서 FTA 개정으로 국익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정부가 처음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앞서가지 마라'며 어떻게든 막아낼 수 있을 것처럼 하더니 결국 이렇게 됐다"며 "이렇게 된 이상 최선을 다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익이 우선'이라는 점을 당부하면서도 보수야당은 한미 FTA의 개정 협상 소식을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카드로 활용하기도 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한미 FTA 체결 당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한미 FTA가 한국 측에 불리한 협정이라며 극렬하게 반대했었다. 한미 FTA에 대하여 자신들의 주장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고 미국의 압력에 재협상까지 하게 됐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어물쩍 넘어가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자신들이 주장했던 독소조항을 개정하고 국익을 증진시키는 협상을 하는지 국민과 함께 지켜 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 역시 페이스북에 "만약 국익을 손상시키는 협상을 하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그들이 말하는 독소조항 개정이 이루어지고 국익을 증진시키는 협상을 해올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종철 대변인은 "야당 시절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FTA 폐기에 앞장섰고, 정부·여당도 결사적으로 폐기를 주장했다"며 "결국 당시 정부가 협상을 잘했다는 것이 이런 식으로 확인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