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생보사 꼼수 영업 … 관련 민원도 급증
2017-10-07 09:30
생명보험사들의 꼼수 영업이 기승을 부리면서 관련 민원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교보‧한화의 빅3사부터 중소형 보험사까지 대부분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많게는 50% 이상 늘어났다. 생보사들이 소비자의 안위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보험 가입자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병폐가 업계에 만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14개 생명보험사를 상대로 제기된 민원 건수는 2013년 1만4416건, 2014년 1만6078건, 2015년 1만6006건, 2016년 1만6129건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7910건이 접수됐다. 하지만 민원수용률은 2013년 44.5%, 2014년 37.1%, 2015년 30.5%, 2016년 28.3%, 올해 상반기 27.2%로 갈수록 떨어졌다. 올 상반기 기준 민원수용률이 가장 낮은 보험사는 미래에셋생명(17.2%), ING생명(20.7%), 알리안츠생명(20.8%) 순이었다.
이같이 민원이 크게 증가한 것은 생명보험사들의 꼼수 영업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한 차례 시끄러웠던 자살보험금 논란이다.
자살보험금 논란으로 생명보험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는 이미 바닥을 쳤다. 금융감독원의 중징계가 내려지면서 일단락되긴 했지만, 사실상 보험사들의 자살보험금 지급 이유는 소비자를 위함이 아니라 딴 데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생보 주요 3사는 지난해부터 얼마든지 가입자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금감원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벌여가며 시간을 끌어왔다. 결국 금감원이 대표이사 연임을 금지시키고, 신사업 진출에 제동을 거는 등 예상치 못한 중징계를 내리자 그제서야 백기를 들었다.
이로인해 “소비자 신뢰를 위해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는 보험사들의 설명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예치보험금 이자 미지급 행위도 생보사들의 전형적인 꼼수 가운데 하나다. 지난 1990년대 후반 국내 생보사들은 IMF 금융위기 이후 금리가 급등하자 만기가 지난 보험금을 당장 찾지 않는 조건으로 예정이율에 1% 정도의 이자를 더 얹어준다며 상품을 만들었다. 이에 많은 소비자들은 연 7.5%에 1%포인트를 더해 8.5%의 이자를 받기 위해 보험금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금리가 1%대로 떨어지는 등 저금리가 장기화돼 큰 손실이 예상되자 보험사들은 지난 2015년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를 3년으로 정한 상법 개정을 기점으로 3년치 이자만 지급하기로 했다. 그 이상은 못 주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금융소비자 단체들은 이자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동양생명과 한화생명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동양생명에 미지급 이자 전액을 지급하도록 했다.
결국 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버티던 동양생명은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고 나서야 지급을 결정했다. 특히 삼성생명이 이자 미지급과 관련된 사안으로 74억원이라는 중징계를 받으면서, 생보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고객을 기만하며 꼼수를 써오던 생보사들은 금융당국의 철퇴를 맞고 뒤늦게 부랴부랴 고객을 위해 미지급금을 지급한다며 나서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당장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를 저버리는 행위는 보험의 기본 취지를 망각하는 것”이라며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계속해 꼼수를 부린다면,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를 보험사에 맡길 소비자 역시 하나둘 사라져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