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생존경쟁] 파트너 찾기에 울고 웃는 카드사

2017-10-02 06:00

[사진=아주경제 DB]


카드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새로운 수익 파트너를 찾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군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한 해 성과가 달리지는 만큼 각 사마다 빅데이터, 가입 고객수, 모바일 플랫폼 역량 등 장점을 앞세워 파트너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카드사들이 가장 눈독을 두는 분야는 현금결제시장이다. 아파트 관리비, 임대료(전·월세), 각종공과금, 대학등록금, 주류도매시장 등 아직도 현금 결제 비중이 높은 부문을 적극 공략해 카드결제 비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파트관리비, 부동산 임대료, 통신비, 주류도매상 등 현금을 선호하는 시장은 카드사에 개방이 덜 된 분야기 때문에 블루오션으로 볼 수 있다"며 "시장 선점을 위해 제휴처 마케팅이나 전용상품 출시 등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현금성 시장의 카드결제가 늘면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득이다. 때문에 주택공사, 모바일 부동산 플랫폼 등 제휴처를 확보하려는 카드사들의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우선 지난해 신한카드, 우리카드 등이 SH공사, LH공사 등과 제휴를 맺고 아파트 임대료를 카드로 납부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에는 KB국민카드도 아파트관리비 등의 자동납부 특화카드 'KB국민 탄탄대로 이지홈카드'를 내놨고, 하나카드도 모바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과 손잡고 월세를 할인하는 '스마트리빙 카드'와 '스마트리빙 라이트 카드'를 출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카드사 영업 직원들은 경쟁업체 동향에 유독 민감하다. A사는 최근 금융계열사가 없는 대형 유통업체의 임직원 카드 수주를 받았다가 제휴조건에 밀려 막판 선정에서 밀려나기도 했다.

삼성카드의 경우 코스트코와의 단독제휴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가맹점 수수료를 다른 가맹점에 비해 낮춰 받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스트코의 경우 3~5년 단위로 제휴업체를 선정하는데 업체 선정 수개월 전부터 카드사들이 물밑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리베이트 등 불법 영업행위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교 등록금 결제를 특정 카드사에만 주는 조건으로 리베이트를 받은 대학 100곳이 경찰에 적발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사건에 국내 신용카드사 5곳 계약담당자 5명이 불구속됐다. 카드사는 대학과 수수료에 대한 리베이트 제공에 대해 구두합의 뒤 정식 계약서에는 내용을 뺐다. 리베이트로 제공한 금액은 16억원이 넘는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간 영업경쟁이 더 치열해지다보니 제휴업체를 찾기 위해 과잉영업을 벌이는 곳도 일부 있다"며 "불법적인 부분과 과도한 출혈경쟁을 막을 수 있는 업계 자정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